수요 넘쳐 하루 300편 뜨고 내려…항공사간 슬롯 확보 ‘전쟁’
주간 2039편(국제선 1100편, 국내선 939편)…역대 최대 항공노선 갖춰
부산시는 27일부터 시작된 김해국제공항의 하계 운항스케줄이 주 2,039편으로 역대 최대 운항편을 갖추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계보다 322편(18.7%), 동계스케줄보다는 137편(7.2%) 증가한 것으로, 국내선(4개 노선)은 939편, 국제선(12개국 38개 노선)은 1,100편으로 개항 후 처음으로 주당 운항편이 2,000편을 넘어서게 됐다.
이로서 지난해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비중(631만명, 51%)이 국내선 여객(607만명, 49%)을 넘어선 김해공항은 인천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중 유일하게 국내선 보다 국제선 운항편이 많은 국제관문이자 하루 약 300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동남권의 핵심 공항으로서 위상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김해공항의 운항편 증가는 국내ㆍ국제선을 가리지 않는 신규노선 개설과 함께 신규 항공사의 김해공항 진출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광주, 대구 등 지역공항이 제주를 제외한 국내 내륙노선 운항이 중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해공항은 부산-양양(코리아 익스프레스, 올해 2월) 등 국내선이 신설되고 있으며, 국제선도 몽골 울란바토르(에어부산, 오는 6월 말), 중국 스좌장(제주항공) 등 노선이 추가돼 공항 이용객의 항공노선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2개의 새로운 항공사(이스타항공, V에어)가 진출, 국내ㆍ외 27개 항공사가 취항중이며, 올해도 대만 타이거항공 등이 신규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여객이 늘어나고 있는 김해공항은 신규항공사들의 진출과 노선 개설이 계속됨에 따라 향후 여객 증가세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항공편이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부산시와 김해공항을 관제하는 제5공중기동비행단, 관리주체인 부산지방항공청 등 관계기관이 시간당 활주로 용량인 슬롯(SLOT)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해공항은 오는 5월부터 민항기 전용인 서편 활주로의 재포장 공사가 예정돼 당초 슬롯 축소(시간당 16회)가 불가피했으나, 공군 등 관계기관이 수개월 전부터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한 끝에 지난 동계 수준으로 슬롯을 유지(시간당 17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김해공항은 기본적으로 군사공항으로서 군용기의 운항이 우선시돼야 하지만 최근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수용하고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 슬롯 유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 많은 항공전문가들은 김해공항의 여객 증가세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공항인프라의 증대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늘어나는 여객뿐만 아니라 공항의 주 이용자인 항공사가 취항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해공항은 이번 하계 운항편 신청에 항공사가 슬롯 확보 ‘전쟁’이 펼쳐져 일부 항공사는 원하는 슬롯을 받지 못해 향후 노선 운영과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부재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은 “올해 여객 목표가 1,400만명인 김해공항은 많은 항공사들이 신규취항을 희망하고 있지만 부족한 슬롯과 공항시설 한계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우리시는 공항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커퓨타임(심야운행제한) 조정 등을 계획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김해공항의 넘치는 항공수요를 처리할 가덕신공항이 조속히 건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상균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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