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3000마리, 테이블 550개 등 동원
유커 “한국 치킨은 처음”
28일 오후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도 문화의 거리 야외공연장 갈매기홀 앞 광장. ‘최대 규모 치맥(치킨+맥주)파티’라는 현수막을 단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업체의 차량 15대가 줄줄이 들어왔다. 차량에선 치킨과 치밥(치킨+밥), 감자튀김이 담긴 박스가 쉴새 없이 내려졌다. 업체에서 준비한 후라이드 치킨과 치밥에 들어가는 바비큐 치킨은 모두 3,000마리 분량. 감자튀김은 치킨박스로 750개, 4,500명이 먹을 양이 준비됐다.
이날 치맥파티는 포상여행 차 한국을 찾은 중국 광저우의 화장품ㆍ의료기기 유통사 아오란그룹의 임직원 4,500여명을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전지현과 김수현이 출연해 중국에서도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인천대를 비롯해 서울 창덕궁과 남산 등을 찾은 뒤 오후 5시부터 속속 치맥파티 현장을 찾았다. 4,500여명이 모두 자리를 찾아 앉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갈매기홀 앞 광장에 8인용 탁자 550개가 놓였는데 길이만 300m에 달했다. 준비된 500㏄짜리 캔맥주만 4,500개로, 합친 무게만 2.25톤나 됐다. 치킨 등을 탁자로 옮기는 데에만 20여명이 넘게 동원됐다. 이날 생일을 맞은 사람들을 위한 떡케이크도 한쪽에 높게 쌓여져 있었다.
1억2,000만원 상당 치킨과 감자튀김을 무상 제공한 호치킨 상품개발부의 유빛나(27) 주임은 “인천, 경기 등 매장 50군데서 나눠 치킨을 튀겨 공수했다”며 “본사 차원의 준비에만 일주일이 걸렸다. 이날 제공한 치밥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이라고 말했다.
아오란그룹 임직원들은 능숙한 젓가락질로 치킨과 치밥을 맛보고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양멍야오(20ㆍ여)씨는 “한국 치킨을 처음 먹어봤다”며 “오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 맛있었다”고 말했다. 리준륀(38ㆍ여)씨도 치킨을 먹은 소감으로 “엄청 흥분되고 즐겁다”고 전했다.
치맥파티는 한국무용과 청소년 댄스단의 K팝(POP) 커버댄스, 비보이 등 공연과 함께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아오란그룹 임직원들은 미세먼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우씽란(40ㆍ여)씨는 “창덕궁을 보고 (치맥파티를 위해) 월미도를 찾았는데 분위기가 중국과 많이 달랐다”며 “남은 일정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오란그룹은 29일과 30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기업회의와 초청 공연 등 자체 행사를 가진 뒤 31일부터는 인천과 서울 등에서 소그룹별로 개별 관광과 쇼핑을 즐기고 4월 2일부터 차례로 귀국길에 오른다.
아오란그룹 임직원은 26일 궈청린 총재 등 200여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29일 새벽까지 모두 6,000여명이 입국했다. 크루즈 관광을 제외하고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을 찾은 단일 단체 관광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아오란그룹 관광객 유치를 위해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런칭쇼 일정도 연기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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