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北 군부 - 정권 흔들기 나선 이란 강경파와 WMD 커넥션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등 가족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당 핵심 인사들을 대동하고 민생행보에 나섰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 뒤로 김여정(붉은 원) 당부부장이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직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수출에 깊숙이 관여해온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 소속 간부들이 보란 듯이 이란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핵 협상 타결에 불만을 품고 정권 흔들기에 나선 이란 내 강경파 세력과 국제사회 제재로 돈줄이 마르기 시작한 북한 군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보 당국에 따르면 KOMID 소속 간부 4명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공항을 경유해 이란 테헤란을 방문, 5일간 체류한 뒤 11일 같은 루트를 거쳐 평양으로 돌아왔다. KOMID는 탄도미사일 및 재래식 무기를 수출하는 주요 통로로 지목돼 2009년부터 유엔 제재 단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특정 국가를 명시한 이번 제재에도 이란 대표부 소속 개인 2명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유엔 제재로 타격을 입은 북한 군부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 및 관련 물품 수출 여부를 타진해 보기 위해 이란 방문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과거 거래했던 물품 대금 정산 목적일 수도 있다. KOMID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총괄하는 군수 기업인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에 관련 물품을 판매해오는 등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은 “이란은 더 이상 핵 개발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북한에게 기술을 검증해달라는 대가로 현금을 제공하는 커넥션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들의 이란행을 두고 중국 정부의 묵인 하에 이뤄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들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인지 여부는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제재 대상 단체라면 소속을 문제 삼아 입국금지 등의 조치를 충분히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이 신상을 세탁해 위장했을 경우엔 사전에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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