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동식물 생태파괴 우려
자치단체, 시간단축·관광 활성화 주장
환경단체, 백지화까지 반대 계속
전남 광양시와 구례군을 잇는 도로 공사가 백운산 생태경관보전지역을 관통하는 노선으로 추진되자 환경단체가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광양시 등에 따르면 구례군 간전면 운천리에서 광양시 옥룡면 동곡리를 연결하는 군도 11호선 5.5㎞ 구간에 대해 도로개설이 추진 중이다. 이 구간은 해발 860m의 백운산 한재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현재 3m 폭의 콘크리트 임도가 개설돼 있으며 이번 공사를 통해 폭 8m, 왕복 2차선으로 확·포장된다.
양 시·군은 올해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오는 2018년 착공해 2019년 완공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100억원이 소요되며 광양시와 구례군이 각각 45억원과 55억원씩 분담키로 했다. 도로가 개설되면 광양읍에서 하동 화개장터까지 기존 45㎞에서 28㎞로 17㎞가 줄고 소요시간은 1시간 13분에서 45분으로 28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10월 개최된 전국 시장군수협의회에서 양 지역 간 교류와 관광활성화 등 오랜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광양지역 환경단체는 “해당지역은 1, 2등급의 생태보전지역으로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주된 서식지와 도래지역으로 도로가 개설되면 주요 생태 축과 통로가 단절돼 환경파괴가 불 보듯 뻔하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 2012년부터 2013년 사이 실시한 백운산 환경실태 조사 결과 해당 지역은 법정보호종 멸종위기Ⅰ급 수달과 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멸종위기Ⅱ급인 삵과 담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기존 도로도 시멘트포장이 돼 광양에서 구례까지 승용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어 사업 타당성이 없다”며 “백운산 관통도로는 생태보전·경관적 가치와 백운산을 서울대 무상양도에서 지켜내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사업으로 공사가 백지화할 때까지 반대운동을 계속 벌이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