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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nti-jokes (썰렁한 유머)

입력
2016.03.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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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유머를 싫어하지 않고 ‘Humor is the essence of life.’(유머는 삶의 활력소)라고 말한다. 코미디언 Johnny Carson에 따르면 유머나 개그의 본질은 청중의 기대를 뒤집는(violations of expectation) ‘반전’이다. 유머의 핵심 반전은 흔히 ‘Thwarted expectations’ ‘Incongruities’ 등 의표를 찌르거나 모순을 등장시키는 것에 있다. 유머 중에는 처음에는 웃기지 않는 것 같은데 은근히 웃기는 것도 있고 처음에는 유머처럼 들리지만 알고 보면 썰렁한 개그인 anti-joke도 있다. Anti-humor, anti-joke는 명칭만 다를 뿐 반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말하고 그렇게 썰렁한 말을 하는 사람을 ‘He's an anti-joke’라고 말한다. 그중에 빠지지 않고 전해지는 허무 개그 하나가 ‘Why did the chicken commit suicide?’(왜 병아리가 자살했을까)와 ‘To get to the other side.’(길을 건너기 위해서)인데, 이 얘기를 모르는 미국인은 없을 정도다. 어른이 되어 들으면 웃기지도 않는데 다시 이 농담을 자식들에게 다시 전해주다 보니 이런 유머 아닌 유머가 연속된다.

흔히 anti-joke는 보기에 따라 유머처럼 들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What's a fish with no eye?’(눈이 없는 물고기는?)라고 묻고 ‘A fsh’라고 자답한다. i가 발음상 eye와 같은 것을 겨냥한 썰렁한 농담이다. 또 다른 예를 보면 ‘다리가 없는 개를 무어라 부르지?’(What do you call a dog with no legs?)라고 질문하고 ‘It doesn't matter what you call him, he isn't coming.’(무어라 부르든 상관없어, 개는 오지 않거든.)라고 자답한다. 질문과 응답 속에 쓰인 call이 두 가지 의미 ‘부르다’‘전화하다’로 쓰이는 것을 염두에 둔 말장난 개그다. 이처럼 썰렁 수준도 되지 못하는 것을 anti-joke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어민 누구나 아는 것 중에는 ‘A: How do you make a plumber cry?’(배관공을 어떻게 울게 하지요?)라는 질문에 ‘You kill his family’라고 자답하는 농담도 있다. ‘Why did the boy drop his ice cream? - Because he was hit by a bus.’ 소년이 아이스크림을 왜 떨어뜨렸을까?라고 묻고 그가 버스에 치였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허무 개그도 되지 못한다. 어린 소녀가 왜 그네에서 떨어졌을까(Why did the little girl fall off the swings?)에 ‘팔이 없었거든’(She had no arms.)이라 답하는 것 역시 썰렁하다. 유머에는 교훈적인 유머(wise humor)도 있고 말장난(word play, punning)이 있으며 기막힌 반전의 매력도 있다. 그러나 문화가 다르면 유머의 정서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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