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납품 물량 늘려 줄게” 억대 뇌물 농협 직원 등 쇠고랑

월급 받듯이 매달 200만~800만원씩 차명계좌로 수수

경찰 수사 알면서도 다른 차명계좌로 뇌물 받아 챙겨

계란납품 물량을 늘려 달라는 청탁에 따라 억대의 뇌물을 받은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직원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뇌물을 준 납품업체 대표 2명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계란 생산납품업체 대표 2명으로부터 납품 물량을 늘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뇌물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A유통 계란구매담당 간부인 이모(4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2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계란농장 대표 2명으로부터 납품물량을 늘려주는 조건으로 매달 200만~800만원씩 106회에 걸쳐 총 2억5,800만 원을 차명계좌로 받은 혐의다.

또 같은 혐의로 구속된 농협중앙회 직원 장모(48) 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경북지역 계란유통업체로부터 20차례에 걸쳐 4,6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장씨도 의심을 피하기 위해 납품업체 대표 명의의 차명계좌로 뇌물을 받았다.

2곳의 납품업체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17억∼29억 원 상당의 계란을 농협 산하 매장에 납품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이 씨는 경찰이 납품비리 수사에 착수하자 이를 알고도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다른 차명계좌를 건네 받아 1,500만원을 더 받아 챙겼다”며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의 일부 계란구매담당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치에 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뇌물을 제공한 업체 대표 2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이 씨 등이 납품업체에 대한 관련 비리가 더 있는지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