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가 배우 김준면으로 돌아왔다. 김준면은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해병대 입대를 앞둔 상우 역할을 맡았다. 그동안 애니메이션 더빙, 웹드라마 등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상업영화 주연은 이번이 처음. 김준면은 "내 필모그래피에 영화를 올리는 일은 굉장히 중요했다. 그 첫 번째 작품이 '글로리데이'라서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배우가 됐다.
"엔딩크레딧에 올라가는 내 이름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가수로는 4년차인데 지금은 신인배우다. 긴장이 많이 된다. 더욱 겸손해지고 조심스럽다."
-아이돌과 배우의 차이점은.
"둘 다 대중과 소통하는 일이지만 방법의 차이가 있다. 가수로서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할 때 전율을 느낀다. 관객들과 직접 보고 소통하는 일이 즐겁다. 이상적인 배우의 모습은 역할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소통하는 것이다."
-첫 영화부터 주연인데.
"분량이 많지 않아서 주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연기한 지수, 류준열, 김희찬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사건의 키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서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친구들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영상에는 이들의 관계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얼마나 돈독한지 안 나온다. 그래서 우리끼리 상상했다. 극중 지수는 여자친구가 있을 것 같고, 류준열은 차였을 것 같다 등의 설정을 하고 촬영했다. 하하."
-영화 본 소감은.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번 보고, 이번 언론시사회 때 또 봤다. 처음 볼 땐 내 연기가 흐름에 방해되지는 않을까 신인 김준면으로 가슴 졸이며 봤다. 두 번째는 관객의 입장에서 봤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출연 배우 중 가장 먼저 감독님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시나리오와 배역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소속사 SM에서나 감독님으로부터 확정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크랭크인 날짜가 임박해서야 '상우 역할 잘 해보자. 부탁한다'는 감독님의 말씀을 들었다."
-상우는 어떤 인물인가.
"집은 가난한지만 맑고 순수하다. 또래 친구들보다 철도 빨리 들었다. 어른스럽고 생각도 많고 진지하다."
-극중 상우와 닮았나. 상우처럼 해병대 입대할 생각은.
"많이 비슷하다. 아쉬운 건 상우가 주관이 뚜렷한 점이다. 나는 팀에서 리더이다 보니 주관도 있고 리더십도 있는 편이다. 군 입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차근차근 생각해보겠다."
-교통사고 장면이 강렬하다.
"고민을 많이 했다. 사고를 당해본 적도 없고 실제로 본 적도 없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온 사고 장면을 봤다. 내가 걱정을 많이 하니까 (류)준열이 형이 '그냥 피 묻히고 누워 있으면 괜찮을 거다'며 격려해줬다."
-연기 점수를 매긴다면.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에 50점을 줬다. 생각해보니 너무 많이 준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볼 때마다 부족함이 느껴져서 반성 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 아닌가.
"운 좋게도 스무 살에 입학했다. 혼자 이뤄낸 일이라서 너무나 뿌듯했다. 당시 다리륻 다치는 마람에 데뷔도 미뤄지고 이래저래 마음이 힘들었는데 합격 소식을 들었다. 낮엔 학교, 밤엔 소속사에서 연습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결국 스케줄 문제로 자퇴했지만..."
-배우 꿈은 일찍 꿨지만 정작 데뷔는 늦었다.
"디오, 찬열 등 다른 엑소 멤버들과 비교하면 늦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꿈은 나이와 무관한 것 같다. 그래서 조급한 마음은 없다."
-'아이돌 출신' 꼬리표에 대한 생각은.
"20대 중반인데 아이돌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어리게 보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내 안에는 여러 이미지가 있다. 헤어스타일에 따라 또 다른 분위기가 나온다. 고민하고 연구해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굉장히 바른 청년이다. 반항이나 일탈 같은 건 해 본 적 없나.
"없다. 어려서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그런 것 같다. 사회에서 받은 상처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됐다. 뒤끝이 있는 편이다(웃음). 반항이나 일탈을 하기보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자기관리를 하고 있나.
"자기관리라기보다 건강해지려고 노력한다. 이틀에 한 번은 꼭 운동한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과일, 채소, 단백질 위주로 식사한다. 술은 일 년에 다섯 번 정도?"
-인터뷰 내내 긴장한 모습이던데.
"조금 전 악플을 읽었다. 내 의도와 다르게 해석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상처를 많이 받는 성격이다. 특히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닌데 듣는 욕은 이겨내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다친 마음을 승화시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예쁘게 봐달라. ^^"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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