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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위기’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에 희망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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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위기’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에 희망건다

입력
2016.03.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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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입항 중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제공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입항 중인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제공

침몰 위기의 현대상선이 부산신항만과 벌크선 매각 등 추가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 임대료(용선료) 인하가 현대상선의 재항해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 올랐다.

현대상선은 지난 25일 현대부산신항만의 지분 40%(161만주)를 싱가포르항만공사(PSA)로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800억원이다.

같은 날 현대상선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에이치라인해운과 벌크선 사업부 매각도 마무리지었다. 벌크선 12척과 장기운송계약 16건을 통째로 넘기는 1억 달러(약 1,200억원)짜리 계약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차입금도 떠 안았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일단 2,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선 7대1 감자안이 통과되며 자본잠식으로 인한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위기를 피했다. 대주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재 300억원을 내 놓은 뒤 스스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22.43%) 매각 입찰도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 참여로 진행 중이다. 현대상선의 전체 채무 4조8,355억원 가운데 1조656억원(약 22.0%)을 갖고 있는 금융채권단은 29일 조건부 자율 협약을 개시할 예정이다. 자율협약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한 채권단의 지원책으로,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태다.

문제는 자율협약 조건인 용선료 인하와 지역농협ㆍ저축은행 등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동의 여부다. 지난 17일 사채권자 집회에선 다음달 7일 만기되는 1,200억원 규모 공모채의 3개월 만기 연장이 불발됐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면 나머지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전체 선박 125척 중 그리스 해운선사 다나오스 등에서 빌려 쓰는 용선이 84척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5조7,685억원)의 32%인 1조8,793억원이 용선료로 빠져나갔다. 2010년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하루 4만 달러 이상에 장기 계약했는데, 지금은 용선료가 8,000달러 이하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담당 임직원을 주요 선사에 보내 용선료를 인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향후 경기가 살아날 때 감액만큼 보전해주는 협상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선사측이 현대상선의 요청을 받아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 용선료 재조정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현대상선의 운명이 용선료 인하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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