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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기회로… 나이 이긴 맏언니… 한국,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6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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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기회로… 나이 이긴 맏언니… 한국,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6연패

입력
2016.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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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6일 나흘 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6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시상식 무대에서 용접 직종 금메달리스트인 조성국(39ㆍ지체장애 6급)씨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23~26일 나흘 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6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시상식 무대에서 용접 직종 금메달리스트인 조성국(39ㆍ지체장애 6급)씨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프랑스 보르도에서 23~26일 열린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미용 직종 금메달리스트인 이정화(32ㆍ여ㆍ청각장애 2급)씨는 애초 국가대표가 아니었다. 1위 입상자가 출전을 포기하는 바람에 대회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그는 행운에 만족하지 않았다. 헤어숍에서 숙식하며 반년 간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18시간을 훈련에 쏟았다. 예상했지만 상대들도 녹록하지 않았다. 텃세(개최국 프랑스)와 견제(중국)가 심했다. 그러나 결과는 금메달이었다.

바구니 만들기 직종에 참가한 김옥녀(58ㆍ여ㆍ지체장애 2급) 선수는 한국 여성 국가대표 선수 중 최고령이지만 6개월 간 가장 성실히 훈련했다. 매일 수영으로 체력을 관리하며 맏언니처럼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고 다독이기도 했다. 가장 큰 난관은 재료를 구하는 일이었다. 프랑스에서 공수해와야 했다. 적잖은 나이라 결국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16시간 비행이 버거웠다. 하지만 대회 전까지 연습을 멈추지 않았고 끝내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들의 노력 덕에 한국은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6연패를 달성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26일(현지시간) 폐막한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를 획득, 금 5개, 은 4개, 동 1개를 딴 대만과 금 5개, 은 2개, 동 6개에 그친 중국을 크게 따돌리고 대회 6연패라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9번 출전해 7번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 35개국 510명의 선수가 48개 직종에 참가해 우열을 겨룬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39개 직종에 선수 39명을 출전시켰고, 대회 사상 처음 도입된 컴퓨터정보통신, 용접, 미용, 안경제작 등 직종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목공예 직종은 4~9회 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했다.

컴퓨터 조립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박종우(40ㆍ지체장애 2급) 선수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선수촌 창문에 태극기를 붙이고 훈련했다”며 “힘든 시간 동안 늘 내 곁을 지켜준 약혼녀에게 결혼 예물로 금메달을 선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귀금속 공예 직종에 출전, 금메달을 수상한 김정범(21ㆍ지체장애 1급) 선수는 “휠체어 타는 나를 어린 시절부터 업은 채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랑으로 길러주신 할머니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면서 “대학 졸업 뒤 꼭 귀금속 분야 명장이 돼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선수단에 축전을 보내 “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국민의 명예ㆍ자긍심을 드높인 선수단 여러분이 지금의 열정ㆍ꿈을 살려 능력 중심 사회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선수단장을 맡은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주최국 등 참가국들의 견제 등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승리를 향한 선수단의 굳은 신념과 강한 정신력이 우승을 안겼다”고 말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해’인 1981년에 시작돼 회원국 간 기능 교류로 장애인 기능 수준을 높이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4년마다 열리고 있다. 정부는 31개의 직업기능 직종 수상자에겐 금 5,000만원, 은 2,500만원, 동 1,700만원의 상금과 훈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 실기시험 면제 등 혜택도 준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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