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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도 통하는 ‘風水地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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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도 통하는 ‘風水地理’

입력
2016.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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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로고(왼쪽)와 ‘리처드 3세’ 초상화
영국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로고(왼쪽)와 ‘리처드 3세’ 초상화

‘왕의 유해를 양지바른 곳으로 옮겼더니, 만사형통(萬事亨通).’

우리 전통 사상인 풍수지리(風水地理)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 지구 반대편 영국에서 벌어져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만년 하위 레스터시티 돌풍을 소개하며, 531년 전 전사한 영국 요크 왕가의 마지막 군주 ‘리처드 3세’의 음덕(蔭德)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레스터시티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두 달 넘게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2부 리그’ 강등이 유력했다. 그러나 1485년 헨리 튜더와의 전투에서 숨진 ‘리처드 3세’유해가 레스터 시내 주차장에서 발견된 뒤 성대한 예식과 함께 이장되면서 기적이 벌어지고 있다.

3월 유해가 이장된 뒤 거리 맞은 편 ‘킹 파워’스타디움이 홈구장인 레스터시티가 남은 9개 경기에서 1패만 허용해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올들어서는 초반부터 1위 자리(19승9무3패ㆍ승점 66점)를 고수하고 있다. 500여 년 만에 명예를 되찿은 ‘리처드 3세’가 보답으로 레스터시티를 돕고 있다는 신비주의적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84년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이 ‘1부리그 2위’(1928~29시즌)였던 레스터시티 질주를 ‘5,000분의1’확률에 불과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레스터 시의 피터 소울스비 시장도 “이성적으로 믿기 힘들지만, 레스터시티의 대변신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왕의 유해를 옮긴 뒤 도시 전체에 자신감이 충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새로 영입한 이탈리아 출신 감독의 분위기 쇄신 ▦지난해 정규시즌 마감 이후 프리미어리그 다른 구단과 달리 레스터시티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점을 진정한 이유로 믿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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