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초 여성교육기관
졸업생 2만2,500여명 배출
다양한 시민참여 기념행사 개최
100년사 편찬ㆍ장학사업도 펼쳐
4월 2일 교내 대강당서 기념식
근대 여성교육의 산실 군산여자고등학교가 오는 4월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전북 최초 설립된 여성 교육기관으로 명성을 이어온 군산여고는 지금까지 2만여명의 인재를 배출해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군산여고는 융희 3년(1909년) 3월 공립군산실업학교 설립 인가를 받아 1916년 4월 1일 2년제 군산공립실과고등여학교로 군산부 금정(현재 군산시 금동) 1번지 군산거류민단역소 건물에서 학생 8명으로 정식 개교했다. 초기에는 군산심상고등소학교(군산초등학교 전신) 교실과 운동장을 빌려 수업이 이뤄졌다.
1921년 4년제 공립 군산고등여학교로 승격, 1923년 월명동 지금의 위치에 본관 건물을 신축하면서 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당시 입학생들은 대다수 일본인 관료와 지주 자식들로 조선인 입학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1945년에 4년제 국립군산여학교로 1947년 6년제(2학급) 군산공립여자중학교로 개편됐다. 1951년 학제 개편에 따라 중·고 각 3년제로 변경되고 1970년 군산여중(현 진포중)과 군산여고로 분리돼 오늘에 이르렀다.
군산여고는 일제치하와 해방정국, 남북분단, 한국전쟁 등 격동의 세월을 겪으면서도 여성 인재를 양성해 지역 명문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지난달에는 제91회 졸업식에서 338명이 졸업했다. 지금까지 졸업생 수는 모두 2만2,521명에 이른다.
군산여고는 전북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많은 인재를 배출한 학교로 꼽힌다. 윤영애(36회 졸업) 연세대 명예교수, 안이실(39회) 영광 학교법인 이사장, 김경선(39회) 군산대 명예교수, 황순례(40회) 전주대 명예교수, 최소연(40회) 한국차문화협회이사장 등 학계 진출이 많았다.
전 대통령주치의를 했던 임정애(41회) 가톨릭의대 겸임교수를 비롯해 유귀옥(45회) 전국여약사협회장, 강옥수(48회) 한솔병원 이사장 등 의료계도 군산여고 출신이 포진해 있다.
정계에서는 신연희(41회) 서울 강남구청장이 이 학교 출신이고 오양순(41회) 15대 국회의원, 김난영(51회) 군산시의원, 이경옥(54회) 강남구의원, 이현주(65회) 제9대 전북도의원 등이 배출됐다. 이밖에 재계, 법조계, 언론계, 종교계 등에도 많은 동문이 진출해 있다.
군산여고 총동창회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학교 역사를 기리고 도약을 꿈꾸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KBS 도전골든벨, 군산시립교향악단 기획공연, 동문작품 미술전시회, 군산시 관내 중·고 백일장 등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기념행사 외에도 장학재단 설립과 100년사 편찬, 기념관을 새로 단장해 사료를 정비할 계획이다. 100주년 기념식은 4월 2일 오후 2시 군산여고 대강당에서 동문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유귀옥 총동창회장은 “100년 역사와 전통의 군산여고가 격변하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겠다”며 “다양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세계를 향한 여성교육의 전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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