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2> 백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끝내기 과정에서 알파고가 또 실수를 했다. 우하귀에서 이세돌이 1, 3으로 백 한 점을 선수로 따낸 다음 5로 다가섰을 때 6, 8로 처리한 게 잘못이다. 지금은 <참고도> 1로 둬서 사는 게 정확한 응수다. 흑이 손을 빼서 다른 곳에 두면 3부터 7까지 우변에서 크게 수를 낼 수 있다. 실전과 <참고도>는 상당히 큰 차이다.
따라서 인간 고수라면 <참고도>를 몰랐다면 모를까, 알고도 두지 않았을 리가 없다. 하지만 알파고는 ‘태연히’ 실전 수순을 밟았고, 그래도 역시 전체적인 형세는 여전히 백이 앞서 있다. 결국 11과 14 마지막 남은 큰 자리를 이세돌과 알파고가 차례로 차지하자 이제는 흑이 도저히 덤을 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렇다면 알파고가 <참고도> 대신 실전 진행을 택한 게 수읽기 능력 부족에서 비롯된 실수가 아니라, 어차피 유리한 형세이므로 이번에도 역시 ‘최선의 수’대신 ‘적당히 이길 수 있는 수’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여부를 기계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과연 알파고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도 정확히 가늠이 안 된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