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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을 찾아서] 김창환 프로듀서 "차이나 머니, 걱정할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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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을 찾아서] 김창환 프로듀서 "차이나 머니, 걱정할 일 없다"

입력
2016.03.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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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중국 자본이 국내 엔터사에 침투하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머니'는 드라마·영화 가릴 것 없이 K팝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국의 'IT 공룡' 알리바바는 355억원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확보했고 쑤닝·완다·엠퍼러·화이 등도 한국 콘텐츠 선점에 혈안이다. 이러다가 국내 문화 산업이 중국에 잠식 당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20년 여년간 음악 산업 발전에 몰두해온 김창환 프로듀서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오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라고 짚었다. 김창환은 최근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2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회원인 SM·로엔·JYP·YG·FNC·CJ E&M 등 굴지 음반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K팝 최전방의 현장과 맞닿아 있는 정서였다.

■ 차이나 머니 '걱정 없다'

김창환이 안심하는 배경은 "공산품은 돈으로 기술을 빼내서 똑같이 만들 수 있지만 창의력은 절대 가져갈 수 없는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끝없는 창의력 창출이 핵심인 이유다.

김창환은 "좋은 기회다. 우리의 가장 큰 재산은 인력이다. 한국 사람이 이렇게 잘 만들기 때문에 뛰어난 재능을 사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하지만 그런 재능은 아무리 돈이 많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좋다"라고 전했다.

쉬운 예로 삼성과 엑소를 들었다. 그는 "삼성이 아무리 K팝 사업을 거대하게 벌여도 지금의 SM을 못이긴다"며 "통째로 사가도 무엇을 만들텐가. 전자제품 만들듯 엑소가 나올 수 없다. 그만큼 차원이 다르고 중국 자본이 막대해도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K-EDM, '픽미'가 시작!

중국 시장 공략이 필수인 시대에 김창환의 밑그림은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 있다. 수년간 EDM 바닥부터 훑은 김창환은 마이다스이엔티를 운영하며 DJ KOO(구준엽), 맥시마이트 등 인기 DJ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 EDM은 미국이나 유럽 등 영어권 문화라고 하지만 한국식으로 재가공해 아시아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심산이다. 일명 K-EDM이다.

김창환은 "EDM 문화는 단순히 스타를 우러러 보는 단계를 넘어 내가 주인공이다. 직접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가 중요한 가치"라며 "한류에 식상한 이들이 뭔가 다른 상품을 요구하는데 한국 EDM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다. 페스티벌이나 클럽 등 문화 전반을 프랜차이즈화 시켜 아시아 전체를 공략해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시작은 '픽 미'다. Mnet '프로듀스101'의 주제곡이기도 한 '픽 미'는 김창환이 작사·작곡했고 묘한 중독성에 3개월째 각종 차트에서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어린 소녀들이 부르고 가벼운 가사로 풀어내 대중이 쉽게 알아챌 수 없었지만 묵직한 베이스의 '드랍'이 강렬한 EDM이다.

김창환은 "EMD이 통째로 들어간 노래는 '픽미'가 가요사 최초일 것"이라며 "머리 속에 뱅뱅돌다가 블랙홀처럼 빠지는 이유가 진짜 EDM스러운 곡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픽 미'나 '24시간'을 통해 EDM이 언더그라운드 문화에서 처음으로 한걸음을 뗐다. 다행히 사랑을 받아 바늘구멍에서 빛이 보이는 느낌"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점차 그 구멍을 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해결사 김창환

김창환은 음악 프로듀서라는 직함을 국내 최초로 사용한 인물이다. 당시엔 주변의 질타를 받았지만 김건모, 신승훈 등의 음반을 시대의 명반으로 제작하며 인식을 바꿔놨다. 건강한 변화를 꿈꾸는 기질은 세월이 흘러도 같았다. 김창환은 요즘 창착 활동 외에도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장이자 가요계 맏형으로서 주먹구구식이던 대중음악 업계의 체계를 세우는 데 땀을 흘리고 있다.

김창환은 "지금까지 탁상 행정에 의해서 모든 제도가 생기고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며 "K팝 발전에 저해되는 각종 불합리한 요소와 싸우고 음악 종사들의 전체 목소리를 크게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병폐로 꼽히는 사재기 논란이나 전속계약 문제 등에도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협회의 문을 기획사뿐 아니라 유통사에도 열어 풀어가겠다는 생각이다.

김창환은 "말도 안 되는 법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땀을 흘리고 타국 업체가 돈을 챙기는 것을 국가가 조장해서 되겠나"라며 "자체 정화를 최우선 덕목으로 삼고 K팝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음악 산업의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마이다스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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