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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방향 틀어…경쟁 치열해지는 중저가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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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방향 틀어…경쟁 치열해지는 중저가폰 시장

입력
2016.03.2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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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불붙었던 중저가폰 전쟁이 해를 넘기며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프리미엄폰의 자존심을 지킬 것 같았던 글로벌 IT기업 애플까지 중저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4인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를 4월부터 전 세계에 4차례에 걸쳐 출시한다. 한국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등과 함께 3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4월 초부터 사전 주문이 시작되고 배송은 중순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아이폰 SE'는 외형이나 크기는 2013년 출시된 아이폰5S와 비슷하다. 기능은 지난해 나온 아이폰6S를 따라갔다. 가격은 16GB 제품이 399달러(약 46만원), 64GB가 499달러(약 57만원)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던 아이폰이 최초로 출시한 보급형 제품이다.

애플이 중저가폰에 주목한 이유는 기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절벽과 정체된 실적에 따른 선택이다.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프리미엄폰의 고성능이 이미 포화 상태라 가격 전략으로 돌아서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 기업들도 중저가폰 출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5를 출시하기도 전에 보급형 라인인 'X 시리즈'를 내놨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6에서 선보였던 X 시리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갔던 기능을 모델별로 각각 탑재했다. 세컨드 스크린을 장착한 'X 스크린'과 듀얼 카메라 기능의 'X 캠(cam)' 등이다.

프리미엄에 뒤지지 않는 성능의 보급형으로 가성비가 좋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출고가는 30만원대다.

삼성전자도 곧 중저가 브랜드 A시리즈와 J시리즈의 후속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모델에만 지원한 기능을 중저가폰에 넣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모바일 간편 결제 '삼성페이'가 대표적이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도 갤럭시A와 J 시리즈의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중저가 제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해 삼성이 중저가폰 시장을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냈다.

이는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이 서로 미치는 영향도 고려한 마케팅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최근 행사에서 "프리미엄폰 G5 이미지가 올라가면 보급형도 고객들의 관심 받고 제품에 이미지가 올라가 도움될 것"이라며 중저가폰의 점유율을 고려한 매출 윈윈 전략임을 밝혔다.

중국의 공세도 무시할 수 없다. 샤오미·화웨이 등 낮은 가격으로 무장해 판매량을 높였던 중국 브랜드들은 지난해 독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프리미엄과 중저가폰 시리즈는 대부분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위기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상반기 프리미엄폰의 마지막 주자 LG는 31일부터 G5를 판매한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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