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26일(현지시간) 워싱턴ㆍ알래스카ㆍ하와이 주(州) 등 미국 서부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가 완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반(反) 무역협정과 경제 개혁을 전면에 앞세운 ‘샌더스 돌풍’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지만,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턴턴의 대세 굳히기 흐름을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개표작업이 25% 진행된 워싱턴 주에서는 샌더스가 77%를 기록, 22.8%를 얻은 클린턴을 50%포인트가 넘는 큰 격차로 앞섰다. 또 개표가 38% 이뤄진 알래스카 주에서는 샌더스가 78.7%로 21.3%의 클린턴 후보를 크게 누르고 승리했다. 아직 개표가 시작되지 않은 하와이에서도 샌더스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경선 결과에 따라 워싱턴주 101명, 하와이 25명, 알래스카 16명 등 모두 142명의 대의원이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이들 3개 주는 대의원 수가 많이 걸린 대형 주는 아니다. 하지만, 샌더스의 경쟁력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기에 승부를 확정 지으려는 클린턴 독주의 속도를 일정 정도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 무역협정을 내세우며 미국이 잃어버린 제조업과 일자리를 되찾고 중산층을 다시 살리겠다는 공약이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호소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반 유권자가 아닌 등록 당원만이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 방식이 샌더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숫자에서 클린턴이 크게 앞서고 있어 현실적으로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경선 이전까지 클린턴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1,691명(슈퍼대의원 468명)으로,’매직넘버'(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ㆍ2,383명의 7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샌더스는 40%에 약간 못 미치는 929명(슈퍼대의원 29명)에 그쳤다. 특히 앞으로 경선이 치러질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와 같은 대형 주는 클린턴이 크게 유리한 구도다.
이런 가운데 샌더스는 최근 전국적 지지율이 크게 상승해 클린턴과 사실상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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