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와 이라크 정부군이 각각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주요 도시인 팔미라와 모술로 진격해 들어가며 IS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IS는 벨기에 브뤼셀 테러로 유럽 전역을 테러 공포에 빠트렸지만 정작 국제 연합군의 공격으로 인해 본거지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인 것이다.
AP통신 등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이 이날 IS가 장악한 팔미라 중심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TV도 정부군 병력과 탱크가 팔미라 지역 내부로 들어서는 장면을 중계방송하며 ‘팔미라 탈환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IS는 지난해 5월부터 고대 유적 도시 팔미라를 장악한 후 우상 숭배를 이유로 2,000년 역사를 가진 조각상과 묘지를 파괴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이번 작전에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해온 러시아군과 쿠르드 민병대의 역할이 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지난주 팔미라에서 146건의 공습을 수행해 사령부 6곳을 타격하고 32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팔미라가 있는 홈스 주의 탈랄 바라지 주지사는 “48시간 내에 팔미라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군이 정밀하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팔미라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팔미라의 탈환이 성공하면 시리아 반군의 저항으로 입지가 흔들려온 아사드 정권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아사드 독재 정권을 지원하며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아온 러시아도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지난 1년간 팔미라는 중동에서 벌어진 문명 파괴의 상징이었다”며 “팔미라 재탈환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라크군도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의 지원에 힘입어 IS에 빼앗긴 이라크의 ‘제2 도시’ 모술 탈환에 돌입했다. 야야 라술 국제동맹군 대변인은 24일 “이날 새벽 모술 동부 마크무르에 있는 마을들에 이라크 국기를 걸었다”고 밝혔다. IS는 지난 2014년 6월 모술을 급습해 장악한 뒤 이슬람제국을 의미하는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두 지역은 정치ㆍ경제적 상징성이 커 탈환에 성공할 경우 IS의 세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술을 완전히 장악하기에는 연합군의 지상군 수가 부족해 탈환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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