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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까지 일본 경제성장의 상징적 존재였던 종합상사들이 원자재 자원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때 한국에서도 황금알을 낳는다며 자원개발사업이 유행했지만 저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의 여파로 일본 종합상사들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
야스나가 다쓰오(安永龍夫) 미쓰이물산 사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미쓰이물산이 2015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4월)에 약 700억엔(약 7,2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1947년 창립 이후 70년간 업계에서 이름을 떨치던 미쓰이(三井)물산이 적자를 낸 것은 처음이다. 미쓰이물산은 90년대초 일본의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미쓰이물산은 한 달 전만해도 약 1,900억엔의 순이익을 자신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 수요 둔화의 충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구리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자원ㆍ에너지 가격 하락의 여파로 남미와 호주 등에서 진행중인 관련사업의 수익이 악화하자 2,600억엔(약 2조6,855억엔)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고 결국 작년도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칠레의 구리 광산에서만 1,150억엔, 호주 LNG프로젝트와 브라질 석탄광산 사업에서도 각각 400억엔, 350억엔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쓰이물산이 일본 원자재 수입의 핵심역할을 해온 기업이란 점에서 이번 충격은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원자재 무역을 위해 미쓰이물산이 지난 6년간 해외 곳곳에 투자한 규모만 2조3,000억엔에 달한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처지가 비슷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三菱)상사도 2015 회계연도에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상사의 순손실은 약 1,000억엔(1조394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2012년에 사들인 칠레 구리 사업권과 LNG사업권의 가치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住友)상사도 자원 가격하락 등으로 이번 실적 발표때 1,700억엔(약 1조7,669억 원)의 손실을 새로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5대 상사업체가 이처럼 감손 처리한 금액은 1조엔(약 10조3,936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부진한 실적은 배당지급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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