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의 대표 어종인 문어의 남획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산란기 포획금지 기간이 지정된다. 크기가 2, 3m까지 자라 ‘대문어’라고도 불리는 동해안 문어의 싹쓸이 포획이 지속되면 과거 명태와 같이 씨가 마를 것이라는 우려감이 깔려 있는데 따른 것이다.
24일 강원도 환동해본부 집계 결과, 도내 대문어 어획량은 2011년 1,314톤에서 2014년 1,811톤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1,340톤으로 줄었다.
어획량 감소는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올해 설 명절 동해안 대문어 가격은 ㎏당 5, 6만원 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최대 2만원까지 급등했다. 그 동안 크기 제한을 두지 않고 포획하거나 산란기에도 남획이 이어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일생에 딱 한번 산란을 하고 폐사하는 문어는 강도 높은 자원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수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양양군이 내년부터 산란기인 3월 문어 포획을 금지했다. 도내에서 처음 내려진 문어 금어기 결정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군내 어촌계원 사이에서 어족자원을 보호하자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현재 양양군 해역 내에는 연안통발 33척을 비롯해 연안복합 87척, 관리선 15척, 나잠(잠수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업) 69명이 문어를 포획하고 있다. 어민 강명희(67)씨는 “마구잡이 조업으로 수산자원이 줄어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미래를 위해 무분별한 포획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역시 이달 초 해양수산부에 동해안 전체 수역을 대상으로 3월 포획금지기간 설정을 건의했다.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대문어 자원회복을 위해 강원도만 금지기간을 운영할 경우 타 지역 어선들의 도내 수역 조업을 강제할 방법이 없는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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