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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쌍둥이 두고 떠난 엄마…브뤼셀 테러 희생자들 사연에 전세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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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쌍둥이 두고 떠난 엄마…브뤼셀 테러 희생자들 사연에 전세계 눈물

입력
2016.03.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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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의 희생자가 된 아델마 마리나 타피아 루이스(두번째)와 그의 가족. 페이스북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의 희생자가 된 아델마 마리나 타피아 루이스(두번째)와 그의 가족. 페이스북

아델마 마리나 타피아 루이스(36ㆍ여)는 22일(현지시간) 아침 벨기에 브뤼셀의 자벤템 국제공항 로비에서 남편과 다섯 살배기 쌍둥이 딸이 놀고 있는 장면을 뒤로 한 채 출국 수속대로 향하는 중이었다. 미국 뉴욕에서 어머니를 만난다는 기쁨을 안고 수속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순간,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렸고 타피아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행히 폭발 현장과 조금 떨어져 있던 남편과 두 딸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자벤템 공항은 아내이자 엄마인 타피아와 영원히 헤어지는 이별의 장소가 되고 말았다.

벨기에 테러 희생자들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하나 둘씩 알려지고 있다. 브뤼셀이 유럽연합(EU)의 수도인 탓에 피해자들의 국적은 영국과 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에콰도르 등으로 다양했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이번 테러의 사상자는 약 40개국 출신이라고 밝혔다.

희생자 중 가장 먼저 신원이 확인된 타피아도 페루 출신이다. 페루 동부의 소도시 푸카이파에서 나고 자란 그는 고향에서 능력 있는 요리사였다. 9년 전 브뤼셀로 건너온 뒤에도 그는 자신의 식당을 차리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남편 크리스토퍼 델캄브를 만나 결혼한 타피아는 2011년 쌍둥이 두 딸 무린과 알론드라를 얻은 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타피아의 오빠인 페르난도 타피아 코랄은 페이스북을 통해 “동생이 옆에 없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평소와 다름 없던 아침에 이런 비극적인 일이 우리 가족을 찾아왔다니 믿을 수 없다”고 전해 슬픔을 더했다.

테러 현장의 사진에 담긴 부상자들 사연도 전해졌다. 두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공항 바닥에 누운 모습이 전세계로 알려진 세바스티앙 벨린(38)은 브라질 출신의 유럽 프로농구선수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아버지 진 벨린은 CNN 인터뷰에서 “한차례 수술을 마쳤지만 여전히 다리와 엉덩이에 파편이 남아 있어 다른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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