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가장 대체하기 쉬운 직업은 콘크리트공이고 손해사정인이나 관제사, 의사 등 일부 전문직도 자동화에 의해 사라질 공산이 큰 직종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화가ㆍ조각가와 사진작가, 지휘자ㆍ작곡가ㆍ연주자 등 예술가는 가장 대체하기 힘든 직군으로 꼽혔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주요 직업 406개를 대상으로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활용한 자동화에 의해 대체될 확률을 분석한 결과, 콘크리트공과 정육원ㆍ도축원, 고무ㆍ플라스틱 제품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 순으로 대체 가능성이 컸다. 환경미화원과 택배원, 부동산 컨설턴트, 육아 도우미, 주차 관리원 등도 대체 확률 상위 30위 안쪽에 포함됐다. 이들 직업은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취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고용정보원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통상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손해사정인(40위), 일반의사(55위), 관제사(79위)도 대체 확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지적 업무도 인공지능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감성과 직관이 필요한 예술 관련 직업들은 자동화 대체 확률이 낮았다. 화가ㆍ조각가가 가장 대체 불가능한 직업으로 꼽혔다. 사진작가ㆍ사긴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자ㆍ작곡가 및 연주자, 애니메이터ㆍ만화가 등도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업들이었다. 무용가ㆍ안무가와 가수ㆍ성악가, 패션디자이너, 배우ㆍ모델, 대학 교수, 출판물 기획자, 초등학교 교사 등도 인공지능에 비해 경쟁력 있는 직업으로 꼽혔다. 연예인과 스포츠매니저, 판사ㆍ검사, 변호사 등 관심 직종들도 대체 확률이 낮았다.
이 분석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래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제안한 분석모형이 활용됐다. 각 직업이 ▦정교한 동작이 필요한지 ▦비좁은 업무 공간에서 일하는지 ▦창의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술과 관련한 일이지 ▦사람을 파악하고 협상ㆍ설득하는 일인지 ▦서비스 지향적인지 등을 주요 변수로 분석했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자동화 직무 대체가 2020년 전후에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단순 반복적인 직무 중심으로 대체되는 것일 뿐 중요한 의사 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인간이 맡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담당하게 될 직무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과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열매를 공유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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