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에 일감을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백복인(51ㆍ왼쪽) KT&G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민영진(58) 전 사장에 이어 현 사장까지 사법처리될 운명에 처한 KT&G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백 사장을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백 사장을 상대로 외국계 광고대행사 J사와 J사의 협력업체인 국내 광고대행사 A사로부터 “광고 수주에 도움을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백 사장의 진술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J사와 A사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백 사장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J사 대표 김모씨와 A사 대표 권모씨는 횡령 등의 혐의로 이달 9일 구속됐다. J사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과 접대를 받은 KT&G 마케팅본부 팀장급 직원 김모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김씨는 2011년 KT&G가 미디어 홍보 등 포괄적 마케팅 용역사업을 J사에 맡길 당시 광고계약 실무를 맡았다.
KT&G 고위급 관계자가 수사선상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검찰이 KT&G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부사장이던 백 사장은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고 향응접대 및 금품을 상납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민영진 전 사장은 2009~2012년 부하직원과 협력업체, 해외 바이어 등으로부터 명품 시계 등 총 1억7,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등 전ㆍ현직 임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18명이 기소됐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77)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도 철창 신세를 졌다. 김 전 이사장은 2008~2011년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전 회장에게 “제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지 않도록 금융감독과 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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