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학선. /사진=연합뉴스
'도마의 신' 양학선(24ㆍ수원시청)이 거듭된 부상 탓에 리우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학선은 지난 22일 태릉선수촌에서 마루 종목 훈련 중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23일 수술을 받았고 재활에만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인다 하더라도 점프가 많은 종목 특성상 착지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오는 8월 열리는 올림픽은 나가기 힘들게 됐다. 올림픽 출전을 향한 선수 본인의 의지는 강하지만 선수 생활을 길게 내다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지금 상태로는 올림픽은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국제무대 데뷔 첫 해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며 '도마의 신' 등장을 알린 양학선은 2011년 세계선수권 도마까지 휩쓸었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세계 최강자로 승승장구하던 양학선은 2014년 부상 악재를 만났다. 그 해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오른 햄스트링을 다쳐 도마 은메달에 그쳤다. 항상 1위였고, 국내 팬들 앞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 욕심이 컸지만 부상 투혼도 한계에 부딪혔다.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햄스트링 부상이 심해져 기권해야만 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고난도기술 '양학선1'(도마를 앞으로 짚고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과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를 완성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또 리우 올림픽 준비에 몰두하고자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를 건너 뛰었고, 올림픽의 해를 맞아 밀려드는 언론 인터뷰 요청도 고사했다.
그러나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올림픽 2연패 꿈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런던 올림픽 때보다 더 몸 관리를 하고 신경을 썼는데 정말 예상도 하지 못한 부상을 당했다"며 "선수 본인의 상실감도 크다. 리우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슬프고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양학선의 부상으로 한국 체조는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를 잃었지만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비록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양학선은 경기에 나설 몸 상태를 회복한다면 대한체조협회 우수 선수 추천을 받아 나갈 수 있다. 양학선을 기다릴 수 있는 마지노선은 올림픽 엔트리 제출이 마감되는 7월 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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