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애리조나, 유타, 아이다호(공화당 제외) 주에서 치러진 2016년 미국 대선 예비 경선에서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우위를 지킨 반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트럼프는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 유타 주를, 클린턴 전 장관은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유타와 아이다호 주를 내줬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경선에서 트럼프는 47%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 각각 25%대와 10%대에 그친 크루즈 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압도했다. 애리조나 주 경선 승리로 트럼프는 이 지역에 걸린 58명의 대의원을 모두 확보했다. 지금까지 확보한 누적 대의원도 738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7월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1,237명)의 60%에 육박하는 수치다.
몰몬교 신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크루즈 의원은 몰몬교 본거지 유타 주에서 큰 득표율(69%대)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의 득표율은 14% 안팎에 머물렀다. 그러나 유타(40명) 주에 배정된 대의원이 애리조나 주에 못 미치는 바람에 트럼프와 크루즈(463명)의 누적 대의원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로써 트럼프 저지를 위해 ‘중재 전당대회’까지 검토해온 공화당 주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애리조나(대의원 85명) 주에서 승리했지만, 유타(37명)와 아이다호(27명) 주를 샌더스 의원에게 내줬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애리조나에서 58%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해 40%대에 그친 샌더스 의원에게 낙승을 거뒀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유타와 아이다호 주에서는 70%대 후반의 득표율을 기록해 클린턴 전 장관을 따돌렸다. 승리한 지역으로만 따지면 2대1로 샌더스 의원의 승리였지만, 누적 대의원 격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 4,764명 가운데 과반인 2,383명을 확보해야 후보로 지명되는데 애리조나 주에서의 승리로 클린턴 전 장관의 누적 대의원은 과반수의 70%선을 넘어서게 됐다.
한편 이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크루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 공화당의 반 트럼프 전선에 힘이 실리게 됐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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