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53) 고양 오리온 감독은 지난 21일 전주 KCC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 승리 후 “역시 김동욱이 에밋을 잘 잡았다”면서 “1, 2차전에서 미묘하게 방식을 바꿔가며 수비했는데 에밋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오리온이 3차전에서도 KCC의 주포 안드레 에밋(34)을 초반에 틀어막고 1패 후 2연승으로 시리즈 주도권을 잡았다. 오리온은 23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KCC를 92-70으로 대파했다. 1차전에서 76-82로 졌던 오리온은 2차전에서 99-71로 크게 이긴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며 KCC의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2차전의 판박이였다. 에밋은 이날 27점을 넣어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승부가 기운 뒤 넣은 득점이 대부분이었다. 전반까진 꽁꽁 묶였다. 오리온 김동욱은 2차전에 이어 에밋 전담 수비를 하면서 공격력까지 불을 뿜었다. 김동욱은 2쿼터에만 3점슛을 2개를 넣었고 수비에서는 에밋을 2쿼터 무득점으로 묶었다. 특히 2쿼터 종료 1분15초를 남기고 42-26을 만드는 3점슛을 넣었고, 종료 35초 전에는 공격 제한시간 24초에 쫓겨 불안한 자세로 던진 3점슛까지 그물을 갈라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김동욱은 알토란 같은 13점을 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반을 45-28로 크게 앞선 오리온은 3쿼터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쿼터에는 전반에 3득점으로 잠잠했던 오리온의 조 잭슨이 혼자 9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고 김동욱, 이승현 역시 공격에 가담하며 3쿼터가 끝났을 때는 점수 차를 30점까지 벌려놨다. 64-41로 오리온이 앞선 3쿼터 종료 2분38초를 남기고 KCC 허버트 힐이 골밑슛을 하는 과정에서 터치 아웃이 선언돼 KCC가 공격권을 유지했지만, 이 과정에서 힐이 ‘(상대 선수의)반칙이 아니냐’며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반칙을 당하면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이 파울로 오리온은 자유투 1개와 공격권까지 얻었고, 자유투 1개와 장재석의 골밑 득점으로 3점을 보태, KCC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30점 차로 기운 4쿼터는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리온은 김동욱 외에 잭슨이 20점에 7어시스트, 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문태종과 장재석도 나란히 12점씩 넣어 힘을 보탰다. 두 팀의 4차전은 2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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