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ㆍ소통ㆍ속도에 우선 가치
기업 친화적인 정책 펴 나갈 것”
기획재정부 외청으로서 처음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수장을 맞이한 조달청에 조용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기재부 출신 청장들은 국가 경제정책이란 큰 그림 속에서 조달정책을 펼치는데 신임 청장은 정책추진과 입안과정에서 기업과의 현장소통을 중시하는 것 같다”는 한 간부의 말에서 ‘기업친화적 조달정책’으로의 변화가 감지된다.
부임 한 달을 맞아 현장을 돌며 업무파악에 한창인 정양호(55) 청장은 향후 조달정책을 설명하면서 ‘마중물’, ’디딤돌’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는 “조달청이 연간 55조원을 집행하는데 이를 활용하면 중소기업 성장과 신산업 분야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조달정책이 신산업 분야와 중소기업들의 시장 창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조달행정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로 내세운 것은 시대정신, 소통, 속도 등 3가지. 우선 조달행정이 현재 경제상황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달청이 25개 국정과제를 직접 주관하는 것은 없지만 업무가 모든 과제들과 연결되어 있다”며 “집행기관으로서 주어진 일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 등 국정과제 수행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경제적 시대정신을 구현하려면 소통이 필요한데 소통의 핵심은 협업”이라며 “내부의 벽을 허물고 관련 부처간 협력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선제적으로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달업체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현장을 찾아 듣고 이를 적극 해소해주는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업 애로사항 해결에 대해서는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은 규정에 맞게 기한 내에 일을 처리해주면 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하루가 급하다”며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신속하게 가부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중소기업들도 국내 조달시장이라는 좁은 영역에 안주하지 말고 외국 시장을 개척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조달청도 그런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