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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의 벼랑끝 승부수 “시몬을 지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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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의 벼랑끝 승부수 “시몬을 지치게 하라”

입력
2016.03.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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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경기.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경기.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정규리그 18연승의 신화를 쓴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제 모습을 찾으며 대반격을 예고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원정 3차전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1로 따돌리고 뒤늦게 첫 승을 신고했다.

2005~06시즌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통합우승의 불씨를 가까스로 되살린 현대캐피탈의 터닝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최태웅(40) 현대캐피탈 감독의 지략과 리더십이 번뜩였고 둘째 선수단이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며 제 기량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셋째 2연승 뒤 다소 느슨해진 OK저축은행의 집중력이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 감독은 선수단의 자신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3차전에 앞서 “부담을 떨치라는 말 자체도 부정적이었다”며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최선을 다해 놀아보자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주장으로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부분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감독님이 잘 잡아줘 좋은 기분에서 3차전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최 감독의 보듬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더불어 주눅 들지 않고 정면 돌파를 한 번뜩이는 지략이 3차전 승리의 결정타였다. 최 감독은 연패한 1, 2차전을 통해 OK저축은행 외국인 주포 시몬의 체력이 세트를 거듭할수록 떨어진다는 점을 간파하고 후반에 올인하는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왔다. 최 감독은 “‘시몬은 (공격을) 주자. 시몬을 더 많이 때리게 만들자’는 계획을 짰다”며 “시몬의 공격 시도가 전체의 50~60%로 올라가면 나중에 체력이 떨어진다. 대신 송명근을 막자는 전략이었다”고 했다.

말은 쉽지만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시도하기 힘든 승부수다. 자칫 과물 용병 시몬이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치기라도 했다면 5전3승제의 시리즈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 다행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몬은 혼자서 37점을 몰아쳤지만 17점을 올린 1세트 이후 최 감독의 예상대로 힘이 떨어지며 2세트 11점, 3세트 8점, 4세트 1점으로 화력이 급강하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마음을 비우고 즐겁게 경기를 했던 것도 주효했다. 되살아난 세터 노재욱은 “동료들을 믿고 하다 보니 됐다. 그 동안 부담감도 있었다. 안 된 것만 자꾸 생각하니까 주눅이 들었다. 마음을 풀어야 원래 하던 게 나온다고 감독님이 얘기해주셨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와중에도 출전을 강행한 센터 신영석은 “1차전 5세트를 나 때문에 졌다고 생각해 잠을 못 자고 있다. 거기에 대한 부담감에 힘들었지만 3차전은 옆에서 하나 하나가 눈을 마주치면서 도와줬다. 그래서 빨리 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이 스스로 무너진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다. 2연승한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졌다. 그 결과 범실만 32개를 저질렀다. 김세진(42) OK저축은행 감독은 “우리는 범실이 원래 많은 팀”이라면서도 “그걸 줄이고 좋은 서브가 들어갔을 때 좋은 경기가 나온다. 두 개가 똑같이 나쁘게 가면 어렵다”고 인정했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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