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사는 것 참 퍽퍽하다 생각 들 때, 맑고 깨끗한 풍경이 큰 위로가 됐다.
대지를 뒤덮는 해넘이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엄마 품을 떠 올리고, 파란 하늘이 투영된 고요한 호수를 보며 마음의 생채기가 아무는 것을 느낀다. 봄꽃 가득한 산야를 뛰어다니며 희망을 보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우렁차게 추락하는 폭포를 바라보며 다시 일어설 큰 기운을 얻곤 했다.
'인생풍경'에는 이렇듯 삶이 참 고되다 싶을 때 위로가 되는 소중하고 고마운 풍경 27곳이 오롯이 담겨있다. 1년의 3분의 1은 길에서 보내는 일간지 여행기자인 저자가 발 품 팔아 애써 찾아 다녔던 곳들이다. 눈이 놀라고 입이 쩍 벌어지는 풍경 앞에서 '무엇이 풍경을 이토록 아름답게 만드는 것일까' 해독하려 했던 그는 결국 이러한 시도조차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우리는 위로 받는다. 아름다우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여행이란 종래에 사람을 선(善)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길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이, 길에서 만난 이야기와 인연들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사진 참 예쁘다. 책 속으로 오롯이 옮겨진 풍경들은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책장을 넘기는 것 만으로도 절반은 벌써 위로가 된다는. 살면서 이런 풍경 하나쯤은 간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풍경들과 늘 마주치면 선해지지 않을 수 없다. 글은 또 친절하다. 풍경에 대해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알차게 이야기한다. 또 가장 매끄러운 동선을 쉽게 소개한다. (박경일 지음ㆍ나무,나무 펴냄)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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