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시간 단위로 빌려 타는 회원제 대여 서비스인 ‘카셰어링’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이 서비스 이용 후에 택시를 덜 타고 자가용 차량 구입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인천발전연구원의 ‘인천시 카셰어링 도입 효과와 운영 방향 설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카셰어링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서비스 이용 후에 택시를 이용하는 횟수가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4.1%에 이르렀다.
카셰어링을 이용한 후에 자가용 차량을 처분하거나 구매를 포기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9.4%에 달했다.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는 횟수가 줄어든 경우도 26.0%였다.
보고서는 차량 처분과 5년 이상 장기 구매 보류로 인해 인천지역에서 감축되는 차량 수가 3,323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카셰어링 차량 1대당 14.9대의 자가용 차량 감소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인천시 카셰어링 사업으로 연간 약 335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다며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수행한 석종수 연구위원은 “전체 응답자의 90.0%가 카셰어링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차량 운행을 억제하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리기 위해 카셰어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카셰어링 시행 결과를 토대로 ▦차량 대여소와 차량이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음 ▦회원 수에 비해 이용 가능 차량이 부족함 ▦이용자가 20~30대에 편중돼 있어 교통사고가 잦고 회원 수가 늘어나는데 한계가 있음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인천의 경우 카셰어링 차량 1대당 회원 수가 152명으로 서울(145명), 파리(53명), 런던(61명)에 비해 많았다. 회원의 평균 연령은 32.0세였고 20대가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석 연구위원은 “카셰어링 활성화를 위해선 대중교통수단과 카셰어링을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차를 대여한 곳에 반납해야 하는 왕복 운행의 불편함이 업도록 편도 운행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노력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 카셰어링 사업은 2013년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운영을 중단하거나 보류한 19곳을 제외하고 144곳의 대여소가 운영 중이다. 차량 수는 222대, 회원 수는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하는 3만 3,810명이다. 회원 수는 월 평균 8.88%씩 증가하고 있다.
카셰어링 이용은 주말(32.7%)에 집중됐으며 이용 횟수는 월 2, 3회가 35.8%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63.5%)이 서비스 이용 시 50㎞ 이하의 단거리를 주행했다. 이용 시간도 72.6%가 5시간 이하로 짧았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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