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이 올해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면서 관료 출신 인사들을 줄이고 재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올해 30대 그룹 94개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한 125명의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0.8%인 51명이 관료 출신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127명 가운데 60명(47.2%)이 관료 출신이었던 것에 비하면 9명 줄었고 비중도 6.4%포인트 낮아졌다.
관료가 줄어든 대신 전문가가 54명으로 지난해보다 8명 늘었다. 전문가 그룹 비중(43.2%)이 관료 출신 비율을 추월했다. 전문가 그룹 중에는 교수 등 학계가 34명(27.2%), 재계 출신이 20명(16%)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체 사외이사에서 전문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 80%에 달한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이 몸담았던 정부기관은 청와대, 검찰, 법원 출신이 각각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청와대 출신 인사는 지난해 21명이었으나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국세청과 관세청 등 세무당국 출신이 11명으로 뒤를 이었고, 기획재정부 7명(5.6%), 금감원 2명(1.6%) 순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 출신도 1명씩 포함됐다.
그룹별로는 동부그룹이 2명을 모두 관료 출신으로 뽑았고 현대자동차는 5명 중 4명을 관료 출신으로 선임했다. 롯데와 두산, 신세계도 관료 출신 비중이 70%를 넘었다. GS와 현대중공업, CJ, 현대백화점, 동국제강도 신규 사외이사의 절반이 관료 출신이었다.
반면 SK는 7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지만 관료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포스코와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림 등도 2~4명의 사외이사를 뽑았지만 관료 출신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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