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요청 휴대폰 가로챈 퀵서비스 기사

게티이미지뱅크

퀵서비스 배달을 하는 척하며 물건을 받아 가로챈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퀵서비스 배송관리시스템에서 빼낸 정보를 이용해 물건을 가로챈 혐의(절도)로 퀵서비스 기사 김모(47)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일 서울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배송 요청이 들어온 휴대폰 53대를 받아 가로채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송파, 마포구 일대에서 총 4차례에 걸쳐 1,960만원 상당의 휴대폰 56대를 퀵 서비스할 것처럼 받은 뒤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퀵서비스로 생계를 꾸리던 김씨는 지난해 12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뒤 제대로 일을 못하게 되자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퀵서비스 관리시스템에 접속, 요청 물품 중 ‘폰’이라는 단어가 뜨면 본인이 담당하겠다는 접수 버튼을 누르지 않고 의뢰인에게 접근해 물건을 수령했다. 의뢰인들은 정상적으로 접수 버튼을 누른 다른 기사가 도착한 후에야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이렇게 훔친 휴대전화를 심야 시간 길거리에서 마주친 중고 휴대폰 매입업자, 이른바 ‘흔들이’들에게 헐값에 팔아 넘겼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여죄가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장물업자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