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백제문화단지의 운영을 롯데에 위탁하려던 계획이 일단 미뤄졌다.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오배근ㆍ이하 문복위)는 21일 제285회 임시회 1차 상임위를 열고 백제문화단지 공공시설 민간위탁관리 운영 동의안 처리를 보류했다.
앞서 충남도가 제출한 이 동의안은 테마파크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롯데에 위탁관리를 맡겨 백제문화단지의 운영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백제문화단지를 민간에 맡겨 적자 폭을 좁히려는 데서 비롯됐다. 도는 민간위탁 지연에 따른 재정 손실에 대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까지 받아 대책 마련을 서둘렀다.
하지만 문복위 소속 위원들은 대부분 민간위탁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롯데의 불투명한 사업 의지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유찬종(부여1) 위원은 “그동안 롯데는 수익성이 높은 리조트와 아웃렛, 골프장만 운영했다”며 “나머지 테마파크나 에코파크 등 사업에 대해서는 약속을 지키지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가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도와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민간위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에 대한 선이행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종필(서산2) 위원은 “민간위탁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는 현실에 공감한다”며 “하지만 그동안 롯데그룹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 수익성만 쫓다보니 지역 민심이 흉흉하다. 보다 면밀한 대안과 롯데 측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창규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민자 사업과 위탁 동의안은 별개”라며 “어떻게든 적자를 줄이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동의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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