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양국간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카스트로 의장은 관타나모 미군 기지의 폐쇄 및 미군 철수,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조치 해제를 요구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인권상황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오후 쿠바 수도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쿠바의 민주주의와 인권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다”면서 “미국 정부는 쿠바의 민주주의와 인권 개선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미국과 쿠바 사이에 인권에 관한 견해가 다르다고 응답했다. 또 쿠바 망명객 출신 미국 기자가 정치범 문제를 언급하자, “만일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보라”고 맞섰다. 또 “정치범 명단을 제시한다면 나는 오늘 밤 안으로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인권을 수호한다. 우리 시각에서는 시민사회ㆍ정치ㆍ경제ㆍ문화적 권리는 불가분하며 독립적이고 보편적”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의 대 쿠바 적대시 정책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금수조치가 해제된다면 양국 관계에 큰 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쿠바 영토 내에 자리한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폐쇄하고 미군이 모두 철수하지 않는 한 진정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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