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여야의 총선 정국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규정, 공천 전쟁을 치르느라 법안 처리를 외면하는 여야를 비판하고 국회 심판론을 거듭 부각시켰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회 운영이) 멈춰 있는 3,4개월의 선거 기간 동안 정치권과 국회가 국민들을 위해 아무 일도 못하고 각자의 정치만 한다면 그 만큼 잃어버린 시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각 당의 (공천) 일정이 마무리되면 국민과 국가경제보다는 선거에 이기기 위한 격렬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각자의 정치” “본인 정치” 같은 표현을 써 여야 정치권을 ‘민생은 외면하는 이기적 세력’으로 몰아 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정부에서 시급하게 처리를 요청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요원할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손 놓지 말고 경제의 바퀴를 지속적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까지 국회의 경제살리기ㆍ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압박했지만, 총선 일정 상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회 심판론에 다시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선거에서는 언제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항상 공허함으로 남는 것이 현실 정치인 것 같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언급하며 막대한 관광ㆍ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효자 상품인 문화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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