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자연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심혈관과 관절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몸 속 혈관의 길이는 약 10만km나 된다. 지구의 두 바퀴 반을 돌만큼의 긴 길이다. 건강관리에 있어 혈관 건강을 빼놓을 수 없다. 또 산행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어르신들의 관절에 대한 보호는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심쿵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 이대목동병원제공
심혈관 질환은 심장과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포함하여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이는 고혈압을 비롯해 필요 이상의 많은 지방성분 물질이 혈액 내에 존재해 혈관 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고지혈증과 죽상동맥경화증·협심증·심근경색증·부정맥·심장 마비 등을 총칭한다.
흔히 심혈관 질환은 흡연과 육류를 즐기는 남성들의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주된 사망원인은 심장병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고시한 자료(2015)에 따르면 2014년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전체 환자는 남성이 95만2,000명으로 42만1,000명인 여성 환자보다 월등히 많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70대를 기점으로 여성 환자(14만9,000명)가 남성 환자(13만6,000명)를 앞지른다.
문제는 이러한 심혈관 질환은 사망률 또한 높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4년 기준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 중 1위가 암(악성 신생물)이고 2위가 심장 질환이다. 특히 심장 질환은 10년 전에 비해 사망 원인 순위가 3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중년 여성에게 심혈관 질환이 위협적인 이유는 폐경에 따른 여성호르몬의 분비 저하가 크게 작용한다.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들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또 심장의 근육세포가 노화되며 탄력을 잃게 되는 것도 중년 이후 여성들의 심혈관 질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찬바람 부는 겨울뿐 아니라 요즘과 같은 봄철 또한 큰 일교차로 인해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병 환자 발생이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는 것이 좋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심혈관 질환이 평균 10년 정도 늦게 발병하고, 동반질환도 많아 진단 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심각해진 뒤에야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질병 발생 시 예후가 남성에 비해 나쁘다"며 "일교차가 심한 봄철에는 갑작스러운 심혈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데 평소 혈관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적정체중 유지, 꾸준한 운동, 채소와 생선 중심의 저염식 등 생활수칙을 유지하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 조언했다.
●심혈관 질환 예방 위한 4가지 생활 수칙
◇음식은 싱겁게, 생선·채소 충분히 섭취=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1.2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5g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짜게 먹는 습관은 혈압을 높여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므로 일주일에 생선을 2회 이상 섭취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채소류 및 해조류 등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정 체중·허리둘레 유지=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키에 맞는 적정체중을 유지하고(체질량지수 기준 25㎏/㎡ 미만) 여성의 경우 허리둘레를 85cm미만, 남성은 90cm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4일 이상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운동하는 것으로 혈압과 혈당을 낮출 수 있다. 시간을 나누어 수회에 걸쳐 총 30분 이상 운동을 해도 같은 효과가 있으므로 따로 시간을 내지 못하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심장건강을 해치는 고혈압,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가족력 등 다른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의 경우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무릎 건강 지키는 등산 필요
/ ▲ 웰튼병원제공
등산은 10년 연속 한국인 최고의 레저스포츠(갤럽조사)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무릎 건강을 지키는 등산이 필요하다. 등산은 체력과 심신을 단련하는데 좋은 운동이지만 무리할 경우 각종 사고로 이어지거나 신체에 부상을 남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무릎부상이 많은데, '반월상연골판 손상'이 대표적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무릎의 중간 뼈 사이에 있는 물렁한 조직으로 관절의 연골을 보호하고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산행 후 무릎관절이 자주 붓고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고 쪼그려 앉기도 힘들 정도로 통증이나 시큰거림이 심해지며, 다리를 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뚜둑'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반월상연골판 손상이 심할 경우 뼈와 뼈가 맞닿는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관절에 전해져 통증은 물론 조기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기 쉽다.
반월상연골판의 치료는 연골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손상 부위가 작고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는 경우라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방법을 통해 충분히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반월상연골판은 재생능력이 없고, 한번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이 힘들기 때문에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스트레칭은 필수다. 또 스트레칭은 관절은 꺾고 비트는 동작보다는 유연성과 가동성을 올려줄 수 있는 동작들을 산행 전·후로 약 10분 이상 시행해주는 것이 좋다. 또 하산 시 무릎보호대나 등산스틱을 사용하면 체중의 5~7배까지 전해지는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켜줄 수 있어 연골판 손상 및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손경모 웰튼병원 스포츠관절센터 소장은 "반월상연골판은 충격에 약하고, 자연 재생되지 않으므로 운동 후 무릎이 갑자기 아프다거나 2주 이상 휴식을 취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활동하기 좋은 봄 날씨에 무리하게 무릎을 사용하게 되면 더욱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한 운동을 하고, 평소 관절염 증세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운동종류 및 강도 등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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