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의 절반은 자녀를 훈육하기 위한 폭력은 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지난해 6~7월 19세 이상 경기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폭력허용태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대방을 때리려고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 성인의 98%가 폭력으로 인지했다.
또 ‘엉덩이 때림’은 85.1%가 폭력이라고 응답했고 ‘집에서 내쫓겠다고 말함’도 89.1%가 폭력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자녀 관계인 경우 ‘때리겠다고 위협하는 행동’이 폭력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82.1%로 일반 상황에서의 답변보다 15.9%포인트가 낮았다. 또 ‘예의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때리겠다고 위협해도 된다’가 35.3%,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 때리겠다고 위협해도 된다’도 23.3%로 나타나 이중성을 보였다.
한편 성장기 가족으로부터 폭력 경험 유무를 조사한 결과 37.2%(남자 42.1%, 여자 32.2%)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경제수준과 학력이 낮을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미혼보다는 기혼자가, 그리고 자녀의 수가 많을수록 자녀학대를 폭력으로 인지하지 않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혜원 박사는 “상황에 따라 부모가 자녀에게 폭력을 허용해도 된다는 합리화 태도가 우리사회에 남아 있다”면서 “인권과 존중 등을 가르치는 폭력합리화 감소교육을 강화하는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자녀학대 조기 발견을 위해 빅데이터 활용, 위험사례관리를 위한 사전모니터링제도 실시, 신고의무자의 확대 및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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