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야구선수인 이종범 야구해설가가 MBC ‘일밤-복면가왕’(‘복면가왕’)에 출연해 20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야구전설’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가면을 쓰고 노래한 모습이 전파를 타자 시청자도 깜짝 놀랐다.
이종범은 ‘날아라 병아리’란 이름의 가면을 쓰고 가수 장현철의 ‘걸어서 하늘까지’를 불렀다. 이종범은 열창했지만 ‘사랑의 불시착’이란 가면을 쓴 이에 밀려, 관객 투표 83대 16으로 졌다. 1라운드에서 떨어진 이종범은 조용필의 ‘기다리는 아픔’을 혼자 부르다 가면을 벗었고, 그의 얼굴을 본 방청객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종범은 “아내의 권유로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그는 제작진이 출연 요청을 했을 때는 가수가 아닌 패널로 나오겠다고 했으나, 녹화 하루 전에 입장을 바꿨다. 그 이유에 대해 이종범은 “패널로 나오면 김구라 때문에 한 마디도 못할 거 같다고 아내가 걱정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종범은 과거에 앨범을 낸 적이 있다. 그는 지난 1994년 같은 해태 타이거즈 구단 소속이었던 선동렬 선수와 가수 양수경과 함께 투앤원이란 팀으로 잠시 활동했다. 앨범을 낸 건 우연에서 시작됐다. 이종범은 1993년 프로야구 시즌 때 구단 사정이 좋지 않아 우승 보너스로 구단장에게서 음반을 내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구단장이 친분이 있던 음반사에 다리를 놓아 세 사람을 엮어 앨범을 낸 것이다. 이를 통해 이종범은 가창료 명목으로 보너스를 받았다. 이종범은 비 시즌기에 방송에 출연해 노래도 불렀다. 이종범은 지난 2009년 MBC ‘무릎팍도사’에서 “앨범 녹음도 시합 도중에 했다. 3일 경기하고 하루 쉬는 날에 비행기 타고 가서 새벽에 녹음했다”며 “동료들이 ‘노래는 립싱크냐’라 놀린다”고 앨범 제작 후일담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종범이 낸 앨범은 11곡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서의 ‘대답없는 너’와 조용필의 ‘모나리자’ 등을 세 사람이 다시 부른 곡과 ‘너에게’ 등이 신곡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이종범이 부른 ‘걸어서 하늘까지’는 이종범과 선동렬이 부른 버전으로 실린 바 있다.
이종범의 등장에 시청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각종 연예 게시판에 ‘이종범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소?’(jw40****), ‘이종범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대 반전’(paze****), ‘가수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운동선수들도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많네. ‘기다리는 아픔’ 좋은 노래 잘 불렀다’(wind****)며 호응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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