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만 일반 개방 홍릉수목원
내달부터 하루 60명 관람객 받아
전면 개방 바란 주민들은 아쉬움
산림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주말에만 개방했던 서울 홍릉숲이 다음달부터 평일에 개방된다.
20일 국립산림과학원과 동대문구 등에 따르면 4월 중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있는 홍릉수목원에 평일 숲 해설 프로그램이 신설돼, 일반에 공개된다.
1922년 조성된 홍릉수목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고종의 비인 명성왕후의 능이있던 홍릉 지역에 임업시험장이 만들어지면서 조성돼 157과 2,035종의 다양한 식물유전자원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개방하고, 평일에는 학습교육 목적으로 단체예약을 해야만 출입이 가능해 일반 시민은 사실상 평일에 입장이 제한됐다.
1994년 주말 개방이 실행된 이후 ‘도심 속 나무백화점’으로 불리며 수목원이 인기를 끌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평일 개방 요구가 제기됐다. 3년 전 동대문구 주민을 주축으로 ‘홍릉수목원 매일 개방을 요구하는 시민연대’가 구성되면서 평일 개방 논의가 본격화됐다.
산림과학원은 산림훼손, 오염 등을 이유로 평일 개방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지난해 동대문구, 시민연대로 구성된 수목원 평일 개방을 위한 협의체가 만들어지면서 논의가 급 물살을 탔다.
산림과학원은 지난해 말 평일 개방 여부를 포함해 홍릉수목원에 대한 장기적인 운영방침을 정하는 용역을 진행, 평일 예약가이드제로 운영하는 예약가이드형, 주중 예약 시 개방하는 예약 개방형, 예약제로 운영하되 지역 주민에게는 상시 개방하는 혼합개방형, 전면 개방형, 현행 유지형 등 5가지 가운데 주중 예약으로 평일에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최근 확정했다.
이경학 홍릉수목원 산림생태연구과장은 “홍릉수목원은 일반적인 수목원이나 공원이 아닌 산림 유전자원을 보전하면서 실험하는 연구기관”이라면서 “공익적인 목적이라면 상시 개방을 해야겠지만 숲 보호 차원에서 고심 끝에 평일 예약제 개방을 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평일 전면 개방을 요구해온 시민연대 측은 평일 개방이 제한적으로 이뤄져 아쉽다는 입장이다.
백금산 홍릉수목원 매일개방시민연대 위원장은 “그 동안 지역 주민들이 신분증을 제출하고 자유 관람할 수 있는 항목이 추가된 혼합예약형을 요구해왔는데 제한적으로 개방이 결정돼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이 숲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수목원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일 예약제로 운영되는 숲 해설 프로그램에서는 숲 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숲길을 거닐면서 수목원의 4계절을 체험할 수 있다. 인터넷 등의 예약 접수를 통해 한 번에 20명씩 하루에 3번만 일반에 공개하고, 관람에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산림과학원은 수목원에 상주하는 숲 해설사를 기존 4명에서 8명으로 증원하는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평일 이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4월 중 국립수목원 홈페이지(fores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l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