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종인과 함께 합류 이용재
국민의당 이태규ㆍ김지희 신청
黨대표들 규정 무시한 채 강행 시끌
야당의 비례대표 선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최측근이,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공천관리위원들이 비례대표를 신청하면서 ‘비례대표는 결국 당 대표 놀음’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민주의 논란은 김 대표가 더민주에 영입될 때 정무특보로 합류한 이용재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비례대표를 신청하면서 촉발됐다. 당내 여론은 김 대표가 지난 16일 관훈토론회에서 “지금 비례대표와 관련해 선정 방식이 아주 고약하게 돼 있어 대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 아니다”라고 발언한 이후 더 악화되고 있다. 김 대표가 공식 자리에선 당헌을 근거로 ‘역할 불가’를 외치면서 물밑에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가 언급한 ‘고약한’ 비례대표 선정 방식은 더민주 당헌 102조다. 이 조항은 비례대표 추천위원회가 후보자 목록을 제시하면 중앙위원회에서 후보자를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비례대표 후보자에 여성ㆍ노인ㆍ장애인ㆍ농어민을 고르게 배분하고, 청년ㆍ노동 분야 비례대표 후보자에겐 ‘우선 순위’를, 지역구도 극복 위한 후보자를 당선안정권 내에 10% 이상 선정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19대 총선에서 당선 안정권에 남ㆍ여 당직자 출신을 각 1명씩 비례대표로 배치했던 것을 총 1명으로 줄이고, 우선 배려 대상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관계자는 “자신이 고약하다고 지적한 당헌 102조에 ‘당 대표가 선거 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후보자를 당선안정권의 20% 이내에서 선정할 수 있다’고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며 “당선 안정권 15석 가운데 20%는 3석뿐인데, 김 대표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휘두르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과 김지희 직능위원장 등 3명의 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이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서를 제출해 당 안팎이 시끄럽다. 당규 제48조가 ‘중앙당 비례대표추천위원회(공천관리위원회 포함) 위원으로 참여한 자는 당해 선거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최고위원회는 당규와 이들의 신청이 충돌되는 문제에 대해 최종 결론을 미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규의 미세한 부분까지 조정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며, 문제의 3명을 포함한 비례대표 선정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강행할 뜻을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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