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5> 흑이 둘 차례인데 이세돌이 한참을 고민하다 1, 3으로 중앙 흑돌부터 살렸다. 그런데 상변 흑돌을 이대로 방치해도 아무 탈이 없는 것일까. 알파고가 즉각 4로 내려선 게 좋은 수다. 흑의 근거를 위협하면서 좌상쪽도 강화하는 일석이조의 호착으로 알파고의 기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세돌이 5로 한 칸 뛴 게 준비된 응수다. 집터를 넓히면서 A로 연결하는 수를 맞보고 있다. 한데 이 장면에서 알파고가 8~11을 선수한 다음 바로 <참고1도> 1로 잡으러 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4, 5를 교환한 다음 6으로 백 한 점을 잡고 사는 건 7을 당해 우변이 부서져서 흑이 큰 손해다. 다행히 흑에게는 더 나은 방법이 있었다. <참고2도> 1 때 2부터 8까지 두면 우변을 다치지 않고도 거뜬히 두 집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흑도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하지만 알파고도 이미 이 같은 변화를 다 읽었는지 여기까지만 해 놓고 다시 중앙으로 손을 돌렸다. 부분적인 전투에서 수읽기 능력이 대단한 것 같다. 그런데 12, 13 다음 갑자기 14, 16으로 건너 붙여 끊은 것은 무슨 뜻일까.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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