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이달 말부터 라디오 캠페인에 나선다. 방산비리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이다. 안보분야의 기관장이 대국민 홍보에 앞장서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뒷말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우리 군의 전력화사업을 총괄하는 장 청장의 목소리를 통해 방위사업 혁신 의지를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달 말부터 한달 간 매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공중파 라디오 채널을 통해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장 청장은 ‘청렴문화를 기반으로 한 방위사업 활성화’를 주제로 방위산업이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1회당 방송시간은 40초 가량으로 잡았다. 한번 녹음한 내용을 반복해서 틀어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장 청장이 매일같이 라디오에 등장해야 할 정도로 방사청의 사정은 절박하다. 지난해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방사청에 대한 인지도는 30%에 달했지만 신뢰도는 10%에 그쳤다. 매년 11조원이 넘는 국방예산을 집행하는 방사청의 향후 과제로 안보역할(21%) 보다는 투명성(23%)과 청렴성(20%)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높은 상황이다. 방산비리의 그림자가 덧씌워진 탓이다.
하지만 라디오 캠페인이라는 궁여지책이 얼마나 효과를 볼 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군 안팎에서는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들은 등을 돌렸는데 이미지에만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국민과 제대로 소통을 하려면 방산비리 척결과 자정노력을 성과로 보여줘야지 방사청장이 읍소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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