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낙동강 생태자원 연계한
버스 노선 6월부터 운행키로
낙동강 최대 규모 삼락생태공원
낙조 촬영 1번지 아미산전망대
부산 3대 절경 몰운대 등 볼거리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자갈치 등으로 상징되는 천혜의 ‘바다’도시 부산에 낙동강을 배경으로 하는 보물 같은 ‘강’자원이 숨어있다. 그것도 계절마다 운치를 달리하는 생태자원, 바로 낙동강이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그 자체로 풍부한 수자원을 가졌고 주기적인 범람으로 인근에 비옥한 토지를 일궈냈다. 유역면적만 해도 영남의 75%에 달한다.
낙동강은 강의 맨 끝 자락인 서부산을 지나야 비로소 목적지인 바다(남해)에 당도하지만 부산과 낙동강을 함께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은 부산의 낙동강 주변에 생태공원이 4개나 있고, 철새낙원 을숙도(천연기념물 제179호)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거나, 낙조로 유명한 아미산전망대와 비경(秘境)의 몰운대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부산시가 낙동강 생태자원을 연계한 교통망 ‘에코버스’를 운행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경유지는 도시철도 구포역을 출발해 삼락생태공원~사상역~아미산전망대~몰운대~을숙도~맥도생태공원~대저생태공원~화명생태공원~화명역~덕천역~구포역 등이다. 낙동강 동안의 삼락생태공원, 아미산전망대, 몰운대와 강 가운데의 을숙도를 거쳐 서안의 맥도ㆍ대저ㆍ화명생태공원을 둘러보는 코스다. 오는 6월 운행 개시를 앞두고 17일 생태탐방로를 미리 돌아봤다.
미리 가본 에코버스 생태탐방로
첫 번째 경유지인 삼락생태공원은 구포역에서 대중교통으로는 20여분 걸리지만 강변대로를 타고 직항하자 10여분 만에 갈 수 있었다. 이곳은 낙동강 주변 생태공원 중 가장 큰 규모(총면적 4.72㎢)를 자랑한다. 공원 중앙의 철새먹이터와 남쪽의 엄궁습지, 북쪽의 삼락갈대숲을 한눈에 조망하기 어려울 정도. 남택영 관리소장은 “일대를 다 돌아보는데 2시간 가량이 걸린다”고 말했다. 동안을 따라 10여분을 더 가면 낙동강이 남해에 합류하는 끝 지점에 아미산전망대와 몰운대가 나온다. 지난해 말 다대포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생태탐방로(길이 653m, 폭 3~20m)가 완성, 이제는 아미산전망대에서 다대포해수욕장과 몰운대까지 도보여행이 가능하다. 입면이 새와 닮은 아미산전망대는 낙조가 유명해 사진동호회 회원들의 단골 촬영지다.
인근 몰운대는 태종대, 해운대와 함께 부산의 3대 절경으로 꼽힌다. 계절에 상관없이 아침이면 구름과 안개가 자욱해 몰운(沒雲)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송미선 낙동강하구에코센터 해설사는 “다대포 객사, 정운장군 일화 등을 담은 몰운대는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반환점인 을숙도는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와 함께 철새의 낙원으로 불린다. 낙동강 하구의 풍부한 먹잇감 덕분이다. ‘영남의 젖줄’이라는 별칭은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표현은 아닌 듯 하다. 겨울이면 큰고니, 노랑부리 저어새, 민물가마우지가 찾고 여름이면 최근 개체수가 급감한 쇠제비갈매기가 방문한다.
낙동강 서안에는 맥도생태공원, 대저생태공원, 화명생태공원이 차례로 나온다. 이 중 대저생태공원은 벌써부터 봄맞이 채비로 바쁘다. 대저는 매년 4월이면 전국적 규모의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데 지난해에는 24만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너른 평지 75만여㎢를 가득 채운 유채꽃 가운데는 성급한 봄을 맞아 노란 꽃잎을 자랑하는 녀석들도 눈에 띄었다.
생태자원 연계, 경제효과 기대
시는 생태탐방로 주변 5곳의 시설이 차례로 준공되면서 에코버스 이용객이 연간 4만명 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들어설 시설은 생태탐방선 계류장(2016년 준공), 을숙도 현대미술관(2017년 준공), 대저체육공원 오토캠핑장 및 화명 IC 연결도로(2017년 준공), 국립청소년생태체험센터(2018년 준공) 등이다.
에코버스 운영으로 당장의 고용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성공 열쇠는 생태자원과 연계성에 있다. 을숙도를 출발해 일웅도, 화명생태공원, 물금선착장(경남 양산시)을 왕복하는 낙동강 생태탐방선도 그런 맥락에서 기대를 거는 부문. 현재는 33인승 1대만 운영 중이나 이용객 증가에 따라 내년에는 100인승 여객선 1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을숙도에 491억원을 들여 지상 3층, 연면적 1만9,000㎡로 들어설 청소년생태체험센터와의 연계 성과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현재 낙동강 주변 4개 생태공원(삼락ㆍ화명ㆍ맥도ㆍ대저)의 이용객이 연간 260만여명에 이르는 만큼 에코버스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가져올 시너지효과는 불을 보듯 하다. 시 관계자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서부산권 숙박업과 요식업 등에서도 경제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생태탐방로의 경유지는 직항으로 각각 10~20분 거리에 있다. 전체는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찬찬히 둘러보려면 하루로도 부족한 곳들이다. 생태자원처럼 낙동강은 오랫동안 부산에 너른 품을 내어줬고 주민들은 애정을 담아 낙동강을 지명에 담았다. 부산 강서(江西)구, 사상(沙下), 사하(沙上)구 등은 모두 낙동강과 모래톱과 관련된 명칭이다. 공교롭게도 에코버스의 경유지도 대부분 이들 지역을 지난다. 에코버스가 옛사람들의 마음처럼 낙동강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본래 가치를 되살려 달려주길 바라본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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