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상용차(트럭과 굴삭기 등) 업체인 볼보그룹의 마틴 룬스테트 신임 회장이 17일 방한했다. 그가 취임 후 유럽을 제외한 국가를 방문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제론 라가드 만트럭버스 글로벌 세일즈 총괄 부사장도 한국을 찾았다.
글로벌 상용차 업체의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방한하고 있는 것은 한국 상용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트럭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은 2013년 19.6%에서 지난해엔 30%도 넘어섰다. 볼보, 다임러, 만트럭 등 수입 트럭들이 연비도 좋고 편의성도 뛰어나다는 입 소문이 번지면서 현대차 등 국산 상용차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80.4%에서 69.2%로 급락했다.
룬스테트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볼보트럭이 진출해 있는 143개국 중 지난해 매출 기준 다섯 번째 시장”이라며 “올해 남미, 북미, 중국 등 주요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한국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여 20~25% 판매량 증가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라가드 만트럭버스 부사장도 지난달 “사업목표 달성도, 성장 잠재력 등에 대한 종합 평가 결과, 한국은 2년 연속 최우수 트럭 시장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트럭 시장 특수성도 이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상용차 업계의 한 인사는 “한국의 경우 국토가 넓지 않아 인천, 부산 등 주요 화물 집결지에만 서비스 거점을 두면 되는 만큼 투자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다. 룬스테트 회장은 “한국은 환경, 안전성 등 정부 규제 외에도 연비, 수리 대기시간 등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가 높아 여기서 얻은 경험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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