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6회째를 맞는 ‘2016 파리도서전’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개막했다. 특히 한ㆍ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주빈국으로 참여한 행사다.
이날 개막식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오드레 아줄래 문화부 장관을 비롯, 출판계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전시관 중심부에 위치한 한국관을 찾았으나 인파가 몰리면서 윤태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과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장 등 관계자들과 잠시 얘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윤 실장은 올랑드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문화 협력 강화를 위한 한불교류에 합의했고 그 행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파리도서전”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방명록에는 ‘문화를 향해 같은 열정을 나누는 프랑스와 한국 독자들에게’라고 썼다. 아줄래 장관는 “프랑스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506㎡ 크기의 주빈국관을 배정받았다. 주빈국관은 ‘새로운 지평: K-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주빈국관은 특별전시관, 비즈니스관, 서점공간, 이벤트관으로 꾸며졌다. 특별전시관은 작가관, 전자출판관, 만화ㆍ웹툰관, 아동그림책관, 그라폴리오 홍보관으로 구성됐다.
전시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초청작가들의 대표 도서를 전시하는 것은 물론, 각 분야별 전문세미나도 연다. 프랑스국립도서센터(CNL)와 프랑스문화원(IF) 등의 주최로 한불 작가행사도 열린다. 소설가 이승우가 ‘원죄 : 악은 왜 존재하는가?’를 두고 프랑스 극장가 베네딕토 칸토어와 대담하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주제로 소설가 은희경과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얘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한국 관계자들은 한국 문학의 보편적 가능성을 강조한다.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오늘의 한국을 이끄는 책들’이란 주제 발표에서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보편성에 접근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설가 황석영도 “최근 우리 젊은 작가들의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지만 한국문학은 이제 조그만 점포 하나 냈을 뿐”이라면서 “사회문제를 정면돌파하고 있는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도서전은 출판 관계자들의 모임으로 치러지는데 반해, 파리도서전은 유일하게 저자와 독자 등에게도 개방된 행사다. 어린이도서, 그림책 관계자들이 대거 초청받는 이유다. 도서전은 17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 뒤 20일 문을 닫는다. 윤태용 실장은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지난 130년간 이어져온 한불 우호 협력을 다지고, 양국간 출판교류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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