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7일 4ㆍ13총선 경기 남양주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았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의한 권력과 잘못된 정치가 우리 모두를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의 희망, 희망의 정치를 일구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다가 2014년 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연루됐던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문재인 전 대표가 수 차례 찾아가 어렵게 영입했다. 남양주갑은 문 전 대표의 ‘호위 무사’로 불리는 최재성 의원이 3선을 한 지역으로, 최 의원은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다.
조 전 비서관은 기자들을 만나 “우리당의 경기 동부 지역 벨트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동부벨트가 흔들린다는 말을 듣고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출마 결심 배경을 밝혔다. 그는 “입당 당시 ‘필요한 곳에 나를 쓰시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식당을 하고 있는) 마포로 출마할 수도 있었겠지만 쉬운 싸움 보다는 어려운 곳에 가서 역할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에 대해 “복수(를 위한 출마는) 아니다”고 했지만 많은 대목에서는 격정적 어조를 이어갔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일을 한 전력을 언급한 그는 “앞선 두 정부에서는 정말 신명나게 일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명박 정부 때는 이른바 ‘영포(영덕포항)’ 세력에 맞서 싸우다가 일년 만에 쫓겨났다”며 “그리고 필요하다고 해서 들어간 박근혜 정부에서는 권력의 사유화, 불투명한 과정, 그걸 지적하는 사람이 저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것은 ‘아니오’라고 말했고, 그것이 저를 이 자리까지 나오게 한 것이 아닌가 한다”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임명직으로서의 한계를 느끼고 이제는 선출직, 정치를 통해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역구를 물려 받은 최 의원과 관련해서는 “최 의원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문 전 대표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기뻐하시고 흔쾌히 지원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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