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53. 다섯 살 와인이와 여덟 살 햇살이
스피츠 자매 와인이(5세 추정·암컷)와 햇살이(8세 추정·암컷)를 소개합니다. 진짜 자매는 아니지만 지난 해 11월 경기 남양주 진전읍 개 번식장에서 함께 구조된 후 동물자유연대 보호소에서 의지하며 사이 좋게 지내고 있어요. 둘 다 모두 곱디 고운 하얀색 털에 똘망똘망한 검정색 눈이 매력이지만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답니다.
와인이는 구조 당시 귀에 11번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남양주 번식장에 오기 전 종견장이나 경매장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열악한 번식장으로 오기까지 몇 개의 번식장과 경매장을 떠돌았을까요.
그래서인지 와인이는 얌전하면서 소심한 편입니다. 다른 개들과는 잘 지내고요, 별 다른 건강 상 문제는 없지만 오른쪽 눈에 질환이 있어 치료 중입니다.
언니 햇살이는 구조 당시 쉴 새 없이 짖었지만 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성대수술이 되어있기 때문이에요. 구조자들은 햇살이가 너무 사나워서 감당을 하지 못해 성대수술을 한 것일까 생각했는데요, 실제 햇살이는 정반대의 성격이었습니다. 애교도 많고 사람의 손만 닿아도 배를 뒤집고 눕는 ‘발라당’을 할 정도로 사람을 따르고 있는 겁니다. 오랜 기간 여기저기를 떠돌다 열악한 번식장에 와서 일까요. 심장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습니다.
스피츠는 얌전하고 온순한 편이지만 경계심도 있는 편입니다. 털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많이 엉킬 수 있어서 부지런하게 관리해줘야 한다고 하네요.
동물자유연대는 서울 행당동 사무국에서 오는 26일 특별히 와인이와 햇살이를 비롯해 77마리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입양행사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여기엔 tvN의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나왔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방치됐다 구조된 사피와 커피(▶ 관련기사보기 ‘삼시세끼’밍키의 아들 사피가 가족을 찾아요 )도 나온다고 해요.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 하고 싶다면 사지 말고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입양 행사에 참여해 주세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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