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레이스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을 견제하며 중재전당대회를 통해 다른 후보를 내세울 움직임을 보이는 당 지도부를 향해 “내가 후보로 지명되지 않으면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말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신진세력을 내세워 트럼프 후보를 몰아내려는 당 수뇌부를 겨냥한 경고의 메시지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받기 위해선 경선을 통해 전체 대의원의 과반을 획득해야 하지만 아무도 그렇지 못할 경우 7월 열리는 중재전당대회에서 옹립되는 인물이 최종 대선 후보가 된다. 대의원 과반 1,237명 가운데 전날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까지 673명을 확보한 트럼프 입장에선 이 같은 공화당 지도부의 기류가 못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6월 7일 최종 경선까지 트럼프가 확보할 대의원 수가 과반에 100명 가량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CNN에 “전당대회까지 가기 전 내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만약 우리가 1,000명의 대의원을 확보해도 후보로 지명할 수 없다고 하면 이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우세해도 지명되지 못하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나는 수많은 사람을 대표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이번에 처음 투표한 사람도 많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내가 폭동을 주도하진 않겠지만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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