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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잡는 건 클린턴” 대세론이 샌더스 돌풍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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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잡는 건 클린턴” 대세론이 샌더스 돌풍 잠재웠다

입력
2016.03.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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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미니 슈퍼화요일 완승

흑인에 히스패닉계 표심도 얻어

샌더스, 노동자 지지 예상했던

‘러스트 벨트’서도 뒤집기 실패

클린턴, 매직넘버 달성에 순풍

미니 슈퍼 화요일'을 맞은 15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3개주에서 승리한 가운데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집회에 참석한 클린턴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니 슈퍼 화요일'을 맞은 15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3개주에서 승리한 가운데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집회에 참석한 클린턴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미니 슈퍼화요일’로 불린 15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완승을 통해 대세론을 굳히며 본선 주자로 사실상 자리매김했다. 정치혁명과 경제불평등 해소로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은 반짝 정치실험으로 끝나게 됐다는 지적이다.

클린턴은 이날 전체 5개 주에서 개표가 진행 중인 미주리를 제외하고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등 4개 주에서 승리했다. 이런 결과는 공화당 대선후보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본선 주자라는 점을 강조한 클린턴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AP통신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이 승리한 4개 주의 경우, 흑인 10명 중 8명은 클린턴에게 표를 던졌고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에서는 흑인뿐 아니라 히스패닉계의 표심까지 클린턴에 쏠렸다. 뉴욕타임스(NYT)는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은 클린턴을 찍은 이유로 ‘경륜’과 ‘본선경쟁력’을 꼽았다”며 “본선에서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민주당 후보라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았다”고 설명했다.

클린턴이 미국 제조업의 중추인 오하이오와 일리노이에서 승리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쇠락한 공업지대라는 뜻에서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는 반(反) 무역주의 기치를 내건 샌더스의 승리가 예상됐다. 샌더스는 14일 오하이오 주 유세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며 “클린턴은 자유무역협정(FTA) 지지자”라고 호소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샌더스는 앞서 지난 7일 러스트 벨트의 핵심지역인 미시간 주 경선에서 반 무역주의 캠페인을 바탕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경선에서 결국 클린턴의 대세론을 무너뜨리기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는 “샌더스는 오하이오 유세과정에서 무역협정을 비판하고 다녔지만 클린턴은 트럼프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며 본선 주자임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샌더스가 러스트 벨트에서조차 이변을 연출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남은 기간에 힐러리 대세론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 해졌다는 지적이다. 러스트 벨트에 해당하는 위스콘신(경선일 4월5일)은 물론이고 앞서 열리는 애리조나와 아이다호ㆍ유타(이상 3월22일), 알래스카ㆍ하와이ㆍ워싱턴(이상 3월26일) 경선에서 클린턴을 역전할 만한 수단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대의원 1,561명을 확보한 클린턴이 경선을 거치며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2,383명)를 순조롭게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샌더스의 대의원은 현재 800명에 불과하다. NYT는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가 클린턴을 앞섰던 것보다 3배 이상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며 “샌더스가 클린턴을 앞지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대선 본선이 열리는 올해 말 쯤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공무에 사용했다는 스캔들과 관련한 법무부의 수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클린턴이 자칫 기소될 경우 대선 주자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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