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바둑 메카로 육성
신안군 지역홍보 기회 놓쳐 비난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이세돌과 알파고 대회를 통해 전국이 바둑열풍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가 국내 최초로 바둑박물관 건립 등 전남을 바둑메카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이세돌 국수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은 지역홍보 등에 손놓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16일“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국을 계기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3명의 국수를 배출한 전남에 책임이 주어졌다”며 “국내 최초의 바둑박물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남도문예 르네상스 용역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에 전남이 할 일’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인류문명사에 획을 그을 세기적 사건인 인간 이세돌과 기계 알파고의 바둑대국은 인류에게 충격과 공포, 안도와 감동을 한꺼번에 안겨줬다”며 “이세돌이 태어나 자란 전남의 사람들은 더욱 직접적인 기복을 겪었고 더욱 긴 여운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또“전남은 김인(강진군), 조훈현(영암군), 이세돌(신안군) 등 3명의 국수를 배출한 바둑의 메카이고 현재 국내 최강자 박정환도 전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번 대국으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파도로부터 전남이 멀리 않다는 것을 처음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5일 연구용역에 착수한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바둑도 중요한 일부가 됐다”며 “국내외 바둑의 역사, 인물과 대국의 변천, 문화와 경향의 변화, 과학의 침투와 미래의 전망 등 모든 것을 세계 인류에게 보여줄 바둑박물관 건립을 용역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바둑박물관 건립 후보지로는 전남 출신 국수 3명이 뿌리가 몰려있는 목포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한국기원과 함께 오는 8월에 주최하는‘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활성화하고 이세돌의 고향인 신안군 비금도에 있는 ‘이세돌 바둑기념관’과 순천시 주암에 문을 연 ‘바둑 특성화 고등학교’를 내실화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남 영암군은 지난달 12일 조훈현 9단과 기념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암군 관계자는“영암에서 조훈현 기념관 건립을 준비하고 있으니 월출산 자락인 기찬랜드에 바둑박물관을 동시에 설립했으면 좋겠다”며 바둑박물관 유치를 희망했다.
이에 반해 이세돌의 고향인 신안군은 바둑열풍에 편승한 지역홍보 계획이나 구상을 마련하지 않아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일부 군민들이 대국장 주변에 특산물코너 설치와 국내외 취재진에 신안천일염 선물 등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구체적인 홍보전략을 신안군에 건의했으나 거절당했다.
군민 박모(55ㆍ압해읍)씨는 “신안을 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리다니 어이없다”며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꼬집었다.
신안군 관계자는 “신안 군민응원단 파견 등 여러 가지 구상을 했지만 군수님이 해외 출장인데다 국제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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