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경선의 분수령인 ‘미니 슈퍼화요일’을 넘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공화당 주류 진영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역전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공화당 경선이 진행된 미국 5개 주에서 루비오 의원은 초라한 성적으로 선거를 마무리 지었다. 평소 승리를 장담하던 자신의 지역구 플로리다 주에서 27%의 득표율에 그치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46%)에 크게 뒤쳐졌다. 그 외 일리노이,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90% 내외로 개표가 진행된 현재 자신을 추격하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 자리를 내주고 4위에 머무르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플로리다 주 개표가 80% 가량 진행된 시점에 마이애미의 선거캠페인 본부에서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으며 난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경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경선 과정 동안 공화당 주류뿐 아니라 강경 보수세력인‘티파티’의 기대를 받아왔지만 선거 결과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1일 아이오와 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6개 지역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이 치러졌지만, 루비오 의원이 승리를 거둔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경선 하차 전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는 167명으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대의원 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루비오 의원의 참패에 뉴욕타임스는 “루비오의 낙관주의가 참패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루비오 의원이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를 믿음으로 돌리지 못했으며, 공화당 지지자들이 받아들이기엔 그가 너무 젊고 의원으로서의 경력도 짧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루비오 의원이 뚜렷한 지지층 없이 유권자들의 차선책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쿠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오 의원은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인물로 미 대선 레이스를 달려 왔다. 2011년 1월 미국 상원에 진출한 후 이듬해엔 미 주간 타임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공화당 3차 TV토론을 통해 주목 받은 데 이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의 후원을 받으면서 주류 주자로 급부상했지만 결국 루비오의 첫 대선 도전은 실패로 끝이 났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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