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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서 신흥 부촌으로… 몸값 뛰는 성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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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서 신흥 부촌으로… 몸값 뛰는 성수동

입력
2016.03.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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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접근성 좋고 한강 조망

서울숲 인근엔 문화공간 조성

재정비 사업 진행 지지부진

과열 조짐 숨고르기 필요” 지적도

서울 성수동 일대는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서울숲공원이 2005년 조성되면서 고급주거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ilbo.com
서울 성수동 일대는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서울숲공원이 2005년 조성되면서 고급주거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ilbo.com

하나. 한강다리(성수ㆍ동호대교)만 건너면 강남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둘. 지하철 2ㆍ3ㆍ5호선, 분당ㆍ경의중앙선 등 서울 주요 지역을 통과하는 노선이 깔려 있다.

셋. 한강, 서울숲공원이 곁에 있어 주거 쾌적성을 갖추고 있다.

넷. ‘강북의 가로수길’이라고 별칭이 붙는 뜨는 상권이 있다.

요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주목 받는 이유다. 과거 낡은 소규모 공장 밀집지대였던 이 곳이 눈길 끄는 상업거리로 탈바꿈한데 이어 이젠 주거단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재테크에 밝은 연예인을 비롯, 실수요자, 시세 차익과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잇따라 매입에 나섰을 정도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호선 뚝섬역과 성수역 일대 상가 매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근로자들을 배후 수요로 삼게 되면서 소규모 패션잡화점,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등이 경쟁적으로 들어서 ‘제2의 가로수길, 경리단길’이라고 불리는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어서다. 배우 원빈ㆍ권상우씨가 지난해 각각 사들인 4층 규모의 소형빌딩, 2층 공장도 이 일대에 있다. 안민석?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상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성수동1가 메인 거리의 저층 빌딩 매매가는 지난해보다 3.3㎡당 1,000만원 정도 오른 최고 4,00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며 “대부분 이곳 건물은 30년 이상 노후돼 있어 건물가치도 없는데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은 최근 4~5년간 아파트형 공장이 밀집한 지식산업센터 메카로 재개발되면서 강남 테헤란로처럼 생명공학기술(ITㆍBT), 연구ㆍ개발(R&D) 등을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폐공장, 창고만 있던 노후 공업지역이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 중인 셈이다. 서울시도 성동구를 사회적경제특구로 지정, 2018년까지 서울숲 인근 1만㎡ 공간을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위한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키로 했다. 문화예술 공간까지 더해진다면 이곳 상권의 인기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상권에 이어 주거공간도 변모하고 있다.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에 한강을 남향으로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입지까지 더해 고급 신규브랜드 단지들이 들어서고 있다. 한화건설이 2008년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45층 2개동, 230가구)가 대표적이다. 당시 분양가가 한강 이북에서 가장 비싼 3.3㎡ 평균 4,390만원에 달했지만, 최고급 아파트로 인정받으며 ‘완판’됐다. 성수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숲 힐스테이트’(29층 5개동, 445가구)도 대규모 공원을 낀 단지의 투자성이 높게 평가 받았다. 현재도 서울숲 바로 앞에 위치한 최고 47층 높이의 트리마제가 2017년 5월?입주를 앞두고 있다.?3.3㎡당 평균 3,800만원대로, 입주민에게 린넨(세탁 대행) 청소 발레파킹 포터(짐 운반) 등 특급호텔 수준의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단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숲을 끼고 있는 성수동1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2,09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0만원이 상승했다. 서울 평균 매매가와 비교해도 336만원이나 높다.

문제는 이 일대는 낡은 빌라와 아파트 단지로 이뤄져 있어 상당수 물량이 재정비 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성수동1가 72-10번지 일원 등 4개 지구가 2009년부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평가금액이 적다” “월세 수입을 포기할 수 없다” 등으로 주민간 의견이 갈리면서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조합설립 전 단계인 추진위만 구성돼 있어 실수요자 입장에서 선뜻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 이미 지난해 왕십리뉴타운, 옥수, 금호, 행당, 성수, 마장 등 성수 인근에 9,000여가구가 넘는 분양물량이 쏟아져 올해는 물량도 거의 없는 상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비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아직 상권도 완전치 않다”며 “과열 조짐을 보이는 만큼 숨 고르기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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